자작시

검룡소를 뵈다

아리박 2014. 10. 26. 12:46

검룡소를 뵈다

                                     박  영  대

 

서울의 조상님 찾아갔더니

검룡소 할어미 할아버지 펄펄 살아 계셨다

왜 이제 왔느냐고 타박도 없이

태초부터 사시던 이끼 그대로였다

 

바람을 휘어잡고 흰 두루마기 두둥실 태우고

순하게 키운 산아이들 철철이 옷 해 입히고

흰 머리띠 두르고 아리물 퍼내고 계셨다 

한 시도 거른 적 없이 천 리 건너에 먹을 물 보내고 계셨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한강 언저리에 집 한 칸 마련하라 했다

자손들 사는 집에 가 보고 싶은 맘 예나 제나 똑 같다

갈 때는 흰뫼에서도 가장 높은 물 한 통 짊어지고 갈 고마

 

내려와 살자는 말에는

일 없다

걱정 말고 서울이나 잘 키워라.

 


 

 

 

검룡소 물소리

http://youtu.be/Ru9jPX9Gl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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