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하고 싶지
박 영 대
타고난 조급증과
달리고 싶은 과단이 핸들을 잡으면
속도가 주는 미필적 중독
조심 간판이 뵈지 않은다
국회의원들이 기초 질서 위반이라고
나무라는 걸 보면 착복보다
거짓말보다 중한 죄인가 보다
내리막이 꽂히는 쾌락
오르가슴이 쏟아내는 찰라
타고난 바퀴 본능
뉘우쳐지지 않은다
과속 감시 눈초리만 피해 달아난다
양심속도가 있을 법한데
준법주행이라는 시위가 있는 걸 보면
벌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함정같기도
앞에서 걸치적거리는 답답함이
하고 싶은 걸 막는 규율같아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은밀한 뒷 장난
사춘기 지나려면 탈출구를 내줘야 하듯
어느 정도는 풀어주어야 할 듯
똑 바른 내리막 거침없는 길에서
규정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자연 속도를 위반하는 일
지렁이는 꿈틀 뛰어 달아나는 것이 살기 위한 필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