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과속하고 싶지

아리박 2014. 10. 18. 09:34

과속하고 싶지

 

     박 영 대

 

타고난 조급증과

달리고 싶은 과단이 핸들을 잡으면

 

속도가 주는 미필적 중독

조심 간판이 뵈지 않은다

 

국회의원들이 기초 질서 위반이라고

나무라는 걸 보면 착복보다

거짓말보다 중한 죄인가 보다

 

내리막이 꽂히는 쾌락

오르가슴이 쏟아내는 찰라

타고난 바퀴 본능

 

뉘우쳐지지 않은다

과속 감시 눈초리만 피해 달아난다

 

양심속도가 있을 법한데

 

준법주행이라는 시위가 있는 걸 보면

벌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함정같기도

 

앞에서 걸치적거리는 답답함이

하고 싶은 걸 막는 규율같아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은밀한 뒷 장난

 

사춘기 지나려면 탈출구를 내줘야 하듯

어느 정도는 풀어주어야 할 듯

똑 바른 내리막 거침없는 길에서

규정 때문에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자연 속도를 위반하는 일

 

지렁이는 꿈틀 뛰어 달아나는 것이 살기 위한 필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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