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와 곶감
박영대
불로초가 아닌 불로복를 입은 여자
그렇게 땡볕에 맨 얼굴 내놓고도
중반을 넘기도록 홍안이다
바람으로 구름을 타서 짠 무계절 베 한 필
기다리던 까치도 한 뜸 한 뜸 손바느질
껍질 그대로 타고난 그대로
끝까지 촉촉한 여자
철마다 색색 바꾸지 않은 초경이 늦은
드러내 놓고 벗는 유혹이 아니라도 속 깊음에 빠진다
`
어쩌다 옷 벗겨놓고 보면 한치도 못가서
질겅질겅 육포처럼 삭신은 씹히고
밤이 없는 폐경의 고독이 된다
정숙함 다치지 않고 앞섶 여민 덕분에
다시 피어난 몸
젖가슴보다 농익은
말랑말랑한 속살
꽃보다 더 벗어보이는
열매보다 더 속속 달달한
끝이 없는 사랑놀이
야하다고 더는 말할 수 없는
흥건한 몸 물
속속곳을 적신다
천의무봉의 여자
긴 밤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