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지그시 묵묵

아리박 2014. 10. 13. 07:59

지그시 묵묵

 

박영대

 

바위는 내장 중 반 이상이 肝일거야

수많은 이별을 보고 듣고 견디려면

눈물샘이 커야하기 때문

생이별 켜켜이 굳어서 된 응어리

핏줄에 흐른 붉은 사연 일일이 스며

죽은 피 되었구나

언제 마음 놓고 울어볼 날 있을

간짓대 세우고 

가슴 안에 모아둔 적체

오래 살다보면 몰라도 되는 것들이

색이 되고 모서리가 된다

겪기만 하고 웃지도 울어보지도 못한

저 낯빛에서

표정도 알아보지 못하는 한해살이

붉으락 푸르락

재미로 한번 요란하다

 

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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