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버섯

아리박 2014. 4. 8. 04:02

버섯 / 박영대

 

풀일까 흙일까

나무의 넋일까

무소유가 남긴

주검에서 피어난 소멸의 말씀일까

 

은밀한 탄생

백골의 여한 삭이지 못해서

그래서 못다 한 삶에 집착하는가

 

꽃도 없이

씨도 없이

피어오른 육신은

누구의 병마를 다스리는 살신인가

 

설은 이에게 바치는

절절한 이 한 몸

키워지는 타존심 거부하고

독자 생존의 고집

 

오로지 줏대 하나로 꿋꿋이

한 생을 받치고 있다

바치려고 머금은 성자의 향기

가슴안에 품고 있다

 

빛조차 구걸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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