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후

비 온 후

 

맘 조리게 했던 가뭄이 이틀 동안의 단비로 거반 해갈 되었다

104년만의 가뭄이라고 외쳐대던 비탄의 소리가 각지에서 난무했었다

 

온 대지가 푸석 푸석 먼지로 가득 찼던 그동안의 갈증

사람들은 먹는 물 거르지 않고 살았으니 그렇게 갈증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그러나 산과 들에 나가 본 사람은 그 현장으로 보았을 것이다

말라 죽어가는 식물들의 갈증을.

살기 위해서 어깨를 늘어 뜨리고 밑 잎부터 말리는 식물들의 자기 희생을.

 

비가 오고 나면 그간의 갈증은 생각하지 않은다

아무리 인공으로 수리관개를 잘 대비한다해도 한계가 있음을 뻔히 확인한 사실이다

엊그제까지.

 

그런데도 이제 비가 내려 해갈 되었으니 모든 것이 다 해결된 것으로 여긴다

화장실 다녀 왔으니 다음 화장실 갈 생각은 하지 않은다는 것이다

 

4대강 개발을 치적으로 여기고 자랑하려는 얄팍한 위정자나 그 속에서 이익을 남긴 사업자들.

하늘이 내려 준 비의 고마움을 잊으려해서는 안 될 것이다

 

비가 온 후 숲을 보면 완연히 생기가 돈다

대지가 먼지를 벗고 싱싱하게 꿈틀 댄다

이런 자연의 기운을 받아 사람이 살아 간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비 개인 아침 산하

 

   싱싱하게 살아난 숲

 

   계곡에도 물줄기가 살아나고..

 

  活人山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