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왜목바다

아리박 2012. 1. 1. 11:58

왜목바다 / 박

 

푸른끼라고는 없는 저 갯풀 하나

키우기 위해 파도는 얼마나 많은

기저귀를 빨아댔는지

 

간간하게 절여진 구름 사이로

나이 든 바다가 힘들어 하는 걸 보면

 

뜨고 지는 몸살에 몸져 누운 

뼈마디 쑤셔 그렁그렁 붉게 앓고 있다

 

삼백예순날 때 맞춰 끼니상 차려주는

아침해를 오늘 하루만 알아주는 생일날

 

늙수레한 왜목바다

부축해 일으켜 세운다

 

 

 

 

 

1월 1일 왜목리 바다.

이 어린아이 소망은 무얼까 ..

 

 

태양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모인 인파.

 

 

꼭 이루어 지기를...

 

해맞이를 위해 서해바다 왜목마을을 찾았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깝다는 왜목리 바다.

차량이 어찌나 밀려 들었는지 초입에서 부터 교툥 통제다

경찰아저씨는 왜목리까지 가지 말고 인근 가까운 곳에서 보란다

2킬로미터 전방에 차를 세우고 도보로 걸어서 바다로 나갔다

인파로 왜목마을은 발 디딜틈이 없다

새해맞이 행사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모이는지 놀랍기만하다

 

하늘은 구름으로 가득했다

당장이라도 눈을 쏟아 낼듯.

7시 45분에 해가 솟는다는 방송이 나오고도 동쪽 하늘은 묵묵 그대로다

폭죽이 터지고 집불태우기 불이 당기고

농악이 울리고..

 

구름속에 묻힌 새해는 도무지 얼굴 비칠 기미도 없다

오늘처럼 아침해를 아예 볼 수 없는 날도 드물 것 같다

 

그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구름속에서 뜨거운 환영을 보내는 군중들의 마음을 해는 알아 주리라

밝게 떠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여운으로라도 여기 모인 사람사람의 소망을 들어 주리라 믿으면서

왜목리 바다에서 2012년 새해를 맞는다

 

 

 

집불태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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