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벼운 장난감

아리박 2011. 10. 12. 11:41

가벼운 장난감 / 박영대

 

세월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할애비보다 장난감 자동차를 좋아하는 손주놈에게서

세월을 배운다

 

울락불락 색조 자동차에 자존이 충돌한다

바퀴 성능이 진화한 질주 본능에 맞부딪친다

볼품없는 낡은 형체

수리할 수 없이 세월이 부서진다

 

가벼워진다

화물만큼 무거웠던 몸무게가 가벼워진다

수십해동안  버거움 줄이지 못한 내 결단성

먹고 마시고 기름 낀 헛무게

 

장난감 승객으로 올라타서

이리 타라면 이쪽으로

저리 타라면 저쪽으로

 

아직 버리기 아까운 착각

돌담 안 고물처럼 버티고 지킨 망상

칡넝쿨 감아 오르는 칭칭 동여맨 기억

 

저 여린 자동차에 질질 끌려

치워지고 있다

 

가벼워진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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