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시 / 박영대
죽은 어머니를 대신해서 시를 씁니다
평소에도 말 수 적은 젖가슴으로
아버지 보내고 난 후
자식에게 줄 서러움을
줄이고 줄여서 꼭꼭 묶어 풀어냅니다
무엇이 부끄러운지요
어머니
사랑도 자식 앞에선 부끄럼인가요
그 슬픔 아직도 안으로 삭이렵니까
아들아
여기 좀 보아다오
이 대목에서 매듭이 안 풀리는구나
죽은 어머니도 막히는 생각 풀어내기
기쁜 속내만은 비치지 않으려고 참고 애쓰신 한평생
그게 몽땅 시였습니다
어쩌다가
잠결에 찾아오신 어머니가 희뜩희뜩한 모습으로
어려움을 나에게 호소한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신 어머니
그 체질까지 그대로 물려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