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
우리집 조금 옆에다 밭을 일구는 작업을 하느라 굴삭기가 와서 긴 팔로 커더란 돌덩이들을 치우고 있다
공터를 골라서 밭을 쳐 작물을 심기 위한 작업이다
여기는 죄다 산뿐이어서 논은 거의 없고 밭도 가끔가다 산 사이로 난 작은 구릉이나 길 옆 빈터에 작은 밭을 일구고 밭농사를 지으며 산다
그리고 이곳은 돌덩이들이 어찌나 많든지 굴삭기가 아니면 땅 작업은 할 수가 없다
바위만큼한 돌들이 널려 있어 사람의 힘으로는 아예 작업을 할 수가 없다
돌이 많다는 제주에도 이만큼 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땅을 파 보면 흙은 없고 돌만 나온다.
흙이 없으니 밭을 일구려면 외지에서 흙을 실어다 넣어야 한다
그만큼 돌이 많은 지역이다
옆지기가 우리집에도 반반한 돌 하나 갖다 놓으면 좋을 것 같은데 저 기사님에게 부탁해 보라고 한다
그녀가 요즘 전원주택에 관심을 갖고 인터넷 사이트에 둘러 보면서 사진을 보곤 하는데 널직한 바위 위에서 차 한잔 마시고 앉아서 쉬는 모습을 보고
좋아보인 모양이다
산밑에 널려져 있는 바위 중에서 반반한 면이 있는 바위덩이 하나를 지목하여 집안에 옮겨 주기를 부탁했더니 고맙게도 커다란 바위를 불끈 들어 우물가에 놓아 주었다
평평하게 밑을 괴고 자갈돌을 골라 넣고 수평을 잡아 자리를 앉히고 보니 앉아서 놀기에 좋을 만 하다
육중한 몸을 편안하게 배 깔고 누워 새 안식처를 찾은 이 바윗돌은 이제 아리산방에 들어 온 새 식구다.
예로부터 石壽萬年이라 했던가. 이 돌이 수명 다할 때까지 이곳에서 꿋꿋하게 자리해주기를...
술 한잔 따라 돌 자리에 부으며 끝까지 좋은 인연으로 같이 살아가기를 기원하는 의식을 갖추고
새로운 업으로 받아 들인다
새로 들어 온 식구 업둥이. 바위 그대로 변함없는 가족 하나가 생겼다( 2011. 4. 6 未時 )
너끈히 500kg은 넘을 듯. 든든하다.
화단앞에 편안하게 자리 잡았다
우물가에서 차 한잔 마시기 좋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