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달 옷을 벗기다 18세 추석달
올해 추석달은 하루 뒤인 음력 팔월 열엿새날이 만월이란다
열 엿세날 자정이후 달 사냥에 나선다
열 엿세날 오후에 갑작스런 소나기가 요란스럽게 내렸다
선암계곡에서 물놀이하고 놀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가 치고 뇌성이 쳐서 급히 소나기 대비를 위해 집으로 돌아 왔다
비서리라고 급작스런 소나기로 마당에 널어 놓은 곡물이며 말리던 고추 등 소나기에 대비하는 농민들의 긴급대처다
정작 아리산방에는 말릴 곡물도 널어놓은 고추도 없는 말무늬만 산방인 선암계곡에 빈 산골마당집이다
그 징후가 밤 12시에도 밤하늘을 소나기 구름으로 추석달을 괴롭힌다
올해 여름은 제철을 모르고 아직도 그 후덥지근하고 땡볕 열기로 사람을 맥 못추게 고약한 성질머리로 기승을 떨치고 있다
행정기관에서는 한낮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에게 주의 경보로 휴대폰주의보를 날린다
핸드폰이 이런 정보를 그때그때 잘 받아 알려준다
세상을 정말 많이 변하고 있다
비서리를 핸드폰으로 알려주는 시대다
길 막힌다고 알려주고 길 미끄럽다고 알려준다
한낮 더위가 심하니 나다니지 말라고 늙은이들이 알아야할 정보는 모두 휴대폰이 알려준다
휴대폰 세상이다
올해는 아직도 실제로 낮에는 34~35도를 기록하고 있으니 한여름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만 그럴런지 내년 후년 계속 날씨가 이럴런지 알 수가 없다고 환경학자들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정작 주민들은 핸드폰만 손에 쥐고 있으면 대비태세 다 끝났다는 듯이 안심한다
밤 12시쯤 카메라를 설치하고 마당에서 달사진을 찍는다
밤하늘에 소나기 구름이 아직도 기세 등등 잠깐씩만 달을 보여준다
보름달이 뜨면 낮 같을텐데 이번 추석달은 맥을 못추고 사방이 깜깜 어둡다
구름 사이로 드러나는 추석달을 렌즈의 조작을 통해 추석달 옷을 벗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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