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만두 / 박영대
섣달그믐 핏줄 한데 모인 눈사발에
샘물 떠온 종재기들 새해를 씻는다
내나 할 일 찾아나선 간간한 핏줄
젖가락 끝에 집히는 혈육동화작용
손주 까탈까지 보듬는 할머니 품안
학교 앞에서 칭얼대는 초등 숙제장
만두피에 집어넣고 다짐을 빚는다
일년동안 서성거린 입가심
세월만큼 차이나는 눈높이
밝아오는 새벽녘 동편 창에서
붉어가는 석양빛 서쪽 창으로
길게 늘어뜨린 온기를 퍼 나른다
찜솥에서 한 살 더 익어가는 설가심
한번 더 간 손길로 전해주고 싶은 맘이
허기에서 핀 한 단 장미꽃다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