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문덕수 문학관 개관 문학기행 이틀 째
얼마나 고대하였던 한국현대시인협회 중추인 문덕수 문학관 중수 개관을 위하여 회원들이 노심초사하였던가!
마음을 모으고 정성을 모으고 생전의 문덕수 선생님과 김규화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 조바심을 누르고 기다려 왔다
2023년 10웡 6일 창원 창신대학교에 한국문학사에 길이 남을 문덕수 문학관이 드디어 재개관하게 되었다
문덕수 문학관
주소 :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팔용로 262 창신대학교 도서관 3층
전화 : 055-250-3133
평소 아끼고 소중하게 모아온 선생님의 수많은 자료가 앞으로 더욱 문덕수 문학관의 위상을 높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현대시사에 길이 남을 국내 최대 기간 간행해 왔던 시문학지(619호)초간본 전집을 비롯하여 수많은 자료가 단순한 문학관으로서 의미를 뛰어 넘어 문학박물관으로 손색이 없다할 것이며 우리들의 손 때가 묻은 작품과 마음이 이 문학관에 남아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애틋한 마음이 함께 남는다
오늘 문덕수 문학관에 와서 선생님의 체취를 맡고 손 때 묻은 필품을 보면서 우리가 이 소장품과 함께 문학을 해 왔구나하는 또 하나의 자신을 보는 듯하다
왕눈의 호랑이 같은 문덕수 선생님의 호령이
작은 손으로 다정하게 마음을 써 주시는 김규화 선생님의 온화한 성품이
우리들의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을 문학적 고향이구나하는 향수에 젖게 한다
김종회 교수는 '한국의 전쟁문학과 문덕수의 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분단문학을 기반으로 방향성의 문제들
1. 분단상황이라는 독특하고 강렬한 현실적 체험을 문학적으로 변용시키는 형상력의 증폭
2. 역사 철학적 계기가 문학화 하는 과정에서 대변할 문제적 개인의 체험이 분단상황의 유전속에서 해결할 수 있다면 세계문학의 무대로 나아갈 기반이 될 수도 있다
3. 삶을 진실되게 드러내는 도구로 적용되어 분단문학의 확고한 모습이 통일시대의 새 면모를 갖춘 문학으로 남북간의 유화 관계에 활로를 열어가는 소중한 장치로 기능
문덕수, 한국 모더니즘 시학의 새로운 지평으로서 전쟁의 폐허에서 출발한 당대의 시인이며 시론가였다고 평가
1950년 22세에 6.25를 만나 그가 교사로 있던 통영과 마산도 적의 점령 위기에 직면했다
그해 8월 군에 입대하여 사병으로 가야산 전투 등에 참가하고 육군종합학교 제27기기로 수료한 다음 임관하였다
이후 전선의 최전방 사창리 현리를 거쳐 철의 삼각지대 2사단에 배속되어 이 지역에서 전투 중 적의 총탄에 중상을 입었다
총상으로 대퇴부가 골절되고 앞머리에 파열상을 입어 의식을 잃고 후송되어 야전병원과 수도육군병원 그리고 현재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 된 제1육군병원에서 장기 치료를 받다가 1953년 6월 제대하였다
제대후 마산공립상업학교 교사로 부임하고 홍익대학교 법정학부를 졸업하는 동안 그는 6.25를 겪는 전쟁에서 죽음과 그 폐허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 강박감으로 문학에 뜻을 두고 1955년 27세의 나이에 「현대문학 」을 통해 문단에 나오게 된다
문덕수 연보를 살펴 보면 1928년 경남 함안에서 출생 경남 교원양성소를 거쳐 홍익대학교 국문과 및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그리고 마산상고 교사와 제주대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을 지내다 2020년 3월 13일 92세로 타계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하고 있다
그는 1947년 문예신문에 시 '성묘'를 발표하고 1955년 현대문학에 '침묵' '화석' '바람속에서' 작품으로 유치환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등단했다. 1963년 이형기 황금찬 함동선 정공채 등과 동인지 '시단'을 결성하고 1965년 시 전문지 시문학 주간을 맡았다 이후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장 국제펜한국본부 회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과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어 문학인으로 영예의 자리에 있었다
1956년 첫 시집 '황홀' 이래 지속적으로 시집을 냈고 시 창작외 문학이론과 시론에도 깊은 관심을 보여 1966년 한국문학의 모색 이후 여러 권의 이론서 시론집을 냈다
1964년 현대문학상을 비롯 10여 차례 문학상을 수상하고 국가 훈장 포장을 받았다
2009년 그의 장시집 '우체부'는 한국문학에 드문 원숙한 노년의 문학을 구현하려는 문학적 행적이었다
우체부는 500행에 이르는 대작 장시로서 6.25 전쟁과 분단시대의 아픔 그리고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전쟁의 참화를 담아냈다. 단순히 한민족이 겪은 비극에 그치지 않고 오늘도 상존하는 전쟁 및 반인권적인 상황에 인류 보편적 의미의 인식을 시의 문맥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이 장시집은 지속적인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나는 1950 초봄 처음으로 정지용과 청마를 만났다 이 해에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나는 군에 입대하고 격전지 철의 삼각지(철원. 김화)에서 부상하여 오랫동안 육군병원 신세를 지고도 차도가 온전치 못한 채 제대한 후부터 시를 쓰게 되었지만 지금 생각하니 지용과 청마를 만난 것은 시의 '형식'과 '역사'와의 만남이었던 것 같다
2006년 3월에 발간한 문덕수 시선집 머리글에서 자신이 밝힌 대목이다
시 쓰기가 무엇을(역사주의) 어떻게(형식주의)에 시달려 왔을을 토로하고 있다
나는 한국전쟁 때 바깥 세계에 너무 데인 나머지 내면세계로 눈을 돌려 이른 바 심층세계의 미학에 몰입했다 모더니즘도 나름대로 공부했다 현실의 시공적 질서의 파괴 대상의 붕괴와 일상성의 소멸 이미지의 자율적 자족적 구성과 그 미적 권리 그리고 심리의 자동작용 등에 무게를 두었다 지금에 와서 보면 무의미시나 무대상시의 실험적 선구자였고 모더니즘 즉 형식주의로 너무 빠져든 것 같다 1970년대부터 바깥세계로 눈을 돌리고 부조리한 현실 비판 특히 문명비판을 많이 했다 이 무렵 무의식과 의식의 경계를 허물고 역사주의를 많이 받아 들였지만 그렇다고 즉 모더니즘을 버리지는 않았다 나의 모더니즘은 역사주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다른 어디에 있는 누구의 글보다도 문덕수 시의 본질적 성격과 방향성을 잘 짚어준 그 자신의 시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한 글이다
허벅지에 팔목에 허리에
날벌레처럼 달라붙어 박히고 찔려
나는 차라리 고슴도치로다
가시마다 피가 솟는
퐁퐁 피가 솟는 고슴도치로다
「 휴전선 연구 7 」
오늘 문덕수 문학관에서 한국현대시인협회 시인들이 통일문학을 논의하고 문덕수 시를 다시 읽으면서 아직도 펄펄 끓고 있는 문학의 가마솥 앞에서 세계 10대 선진국으로 성장한 조국 앞에서도 남는 부끄러움은 분단의 가시를 어쩌지 못하고 처연하게 찔리고 있다는 현실이다
이번 기회로 더 발전되고 체계 잡힌 통일문학의 틀을 잡고 불을 지피다 보면 조상 방식대로 탕약을 다리다 보면 진액으로 모아진 바램이 우리의 골수에 스며들게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현대시인협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의 날, 광화문에서 시를 노래하다 (23) | 2023.11.02 |
---|---|
문덕수 문학관 문학 기행 이틀째 사진 (0) | 2023.10.08 |
2023 창원 문학기행 우리들 사진 첫째날 (0) | 2023.10.08 |
2023 통일문학 심포지엄 한국현대시인협회 (2) | 2023.10.07 |
고 최은하 시인 영결식 (0) | 2023.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