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돌이 흐르는 강

아리박 2023. 8. 6. 05:00

돌이 흐르는 강
                                               박 영 대
 
곡선의 흐름을 어디서 알았겠는가
흐르다보면 뼈에 살이 파이는 줄
손가락 잘 구불어지는 마디와 호흡
목마른 날개들
허기진 발톱들
한 시도 떠날 수 없는 비늘들
흐르면서 목숨을 거저 얻어 입는다
하루도 그냥 넘기지 않는 일기를 쓴다 
기둥을 세우고 배 속을 채우고
바닥에는 흔적을 역사로 남기고 
강변에서 보고 들은 무수한 인연과 
피고 질 줄 아는 피돌기는 상처에서 배운다
생소한 말들이 계절마다 피어나고
굽어진 강줄기에 늘 새로운 풍경이 열린다
모두 치밀한 강속에서 보고 듣고 따라한다
 
세월이 자고 일어난다
 

남한강 회돌이 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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