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드론 사진

단풍의 단양

아리박 2021. 11. 13. 16:49

                                                        제목으로서 단풍

저 단풍처럼 오늘만은 화려한 가을로 돌아가 보자

내가 가진 색깔을 모두 드러내 보이고 저 고운 열정으로 하루를 살아보자

 

올해는 단풍이 흉년인 한 해다

설악산 한계령에 가서도 단풍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왔으니까

그냥 보내기 아쉬웠는데 아리산방 가는 길에서 올해의 단풍길을 찾았다

 

단풍과 단양은 같은 丹자를 쓴다

단양에는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룬 오래된 곳은 별로 없으나 산 정상으로부터 자연 활엽수들이 붉어져 내려오는 단풍철의 경치는 그만이다.

근래(40~50년정도)에 조성한 단풍나무가 우화교 옆길에 조성되어 있는데 올해 잘 익었다

옛단양 선암계곡으로 접어드는 길이니 강가에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이어지는 계곡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자료 사진으로 쓰기 위해 단풍잎 보관 창고에 여러 장을 맡겨 놓는다

잘 익은 단풍을 보고 싶을 때는 언제든 이곳에서 찾아 쓰리라

 

서리가 가시지 않은 새벽에 가까운 이른 아침인데 내가 도착하고 있으니까 카메라를 든 사진가들이 3팀이나 모여 온다

좋은 빛 시간에 맞춰 귀한 단풍을 찾아 다니다가 눈 여겨 둔 포인트를 찾아 온 것일 게다

미리 와서 빛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 벚나무에 터를 잡고 오르는 덩쿨들이 검은 껍질을 붙잡고 오르는 작은 아이들이 귀엽다. 색대비도 좋고 앙증맞은 작은 손이 파랗게 싱싱하다 서리쯤은 거뜬하다는 듯

 

산 능선을 타고 넘은 햇빛이 단풍나무에 도착하자 단풍잎은 빛을 받아 영롱한 색을 발하면서 마지막 남은 정열을 쏟아낸다 갈증에 물 한되박을 벌컥벌컥 둘러마신 싱싱함이 살아난다 빛의 효과는 광속처럼 빠르다

가지 사이로 틈을 찾아 쏟아내는 빛의 화살은 직진하여 막힘이 없다

금새 단풍 사이를 빛으로 채워 놓는다

 

보이지 않는 가는 미풍에도 떨켜를 작동하는 겨울나무는 바람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가 어김없이 인연을 끊는다

손을 놓은 단풍잎은 공중에서 몇바퀴 돌다가 바닥에 낙착한다

 

어제 떨어진 단풍잎은 물기를 내보내고 색도 내보내고 육신을 말려 한 점 먼지로 가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씨앗은 땅에 떨어져 새로운 발아를 위한 준비를 하지만 잎은 떨어져 몸을 썩혀 흙으로 돌아간다

열매보다 고운 마지막을 저렇게 꽃상여로 차릴 수 있다니 그들의 화려한 퇴장에 손 흔들어 작별하고 있다

 

이렇게 고운 모습으로 보여줄 것 다 보여주었는데도 고마와하는 이는 드물다

세상사도 마찬가지 아낌없이 가진 것 다 내주고 싶어도 주고 싶은 이와 그렇지 않는 이가 있나보다

"단풍이 가을되면 다 그렇게 예쁜 거지 뭐"라고 당연한 것처럼 여기는 이들에게는 단풍도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싫어할 것 같다

"단풍아 고맙다~"

 

 

서리 내린 아침

 

서리 속에서도 견디는 

 

나무를 타고 가는 덩쿨

 

 

 

 

 

 

야생 들국

 

 

화려한 잎새

 

개나리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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