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평사낙안 석정무한

아리박 2020. 8. 27. 05:58

꿈꾸는 돌, 평사낙안 석정무한

平沙落雁 石情無限

 

평사낙안 석정무한 

 

이 수석은 국제펜 한국본부 손해일 이사장 소장석이다

금년 석맥회 수석 전시를 위한 명사 출품석으로 나에게 와서 펜데믹으로 전시회가 지연되고 있어서 내가 보관하고 있다

그간은 석보 발간을 위한 사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보관해 두었는데 다시 찾아 왔다

 

널직한 평원에 웅장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있는 수석중에 아주 잘 생긴 명석이다

적당한 높이의 평원에 크고 작은 물길과 호수를 볼 수 있으며 미세한 변화가 넓은 평원에 세상만사를 다 포함하고 있어 그 변화가 예상스럽지 않다

산과 강과 호수와 그 안에 사람들이 다양한 삶을 꾸리고 살고 있을 것 같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뒷편에 산맥처럼 병풍처럼 서 있는 산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이다

원근의 미가 잘 나타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봉의 배치가 위치적으로 공간의 미를 무한히 펼치고 있다

 

이 수석에서 특히 칭찬할 것은 처음 눈에 들어오는 앞면 시작에 있는 변화이다

일정한 높이의 언덕은 무수한 바위의 굴곡과 완급이 포함된 변화가 이 돌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그 언덕에는 무엇을 상상해도 그대로 느낌이 살아날 것 같다

 

이 돌에는 자연의 무한 변화를 축경속에 담아 그 안에 우리들의 삶도 곁들일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平沙落雁 石情無限

이라는 석명까지 명명하고

다음과 같은 시를 함께 써 보내 왔다

 

코로로가 잠잠해지고 석맥회 전시회가 열리면 이 명석을 시와 함께 보게 될 것이다

 

 

 

꿈꾸는 돌

                          손  해  일

 

 

돌밭에 서서

나도 하나의 이름없는 돌이 된다

 

세상에

흔하디 흔한 게 돌이지만

돌다운 돌도 드물고

흔하디 흔한 게 사람이지만

사람다운 사람 또한 귀하다

 

알게 모르게

속세의 이끼도 조금씩 묻고

물살에 부데껴

모래알처럼 작아지는

살아있는 날들의

이 헛헛한 목마름

 

네가 내게로 와서 명석이 되었듯이

나는 네게로 가서 이름없는 돌이 되어

시조새처럼

고생대 하늘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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