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1
박 영 대
달 뜨면 물그림자 건너
날 궂으면 안부 건너
푸르디푸른 슬픔 하나 보듬고
그러고 있더라
만나고 떠나는 일이
편지 속 여삿 일인지도 모를 때쯤
아무나 아닌 생이별
이 편에서 바라보고
저편에서 기다리는
세상을 갈라 놓은 구름아
수북이 밀려올 소식
다릿발 사이에 걸려
생생한 망각을 씻어내고
그러고 있더라
그때 남겨둔 무거움 하나
물 가운데 풍덩 내려 놓고
같이 내려 놓은 잊혀진 것들
건너 올 때를 기다리며
말해도 들리지 않는
켜켜이 눈물이 되어 버린 사람아
그것이
내 안에 피는 꽃이었음을
이제야 희미하게 얼굴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