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평창 대관령 눈놀이 가다

아리박 2020. 2. 2. 10:22

평창 대관령 눈놀이 가다


눈이 없는 겨울이 너무 아쉬워

대관령으로 눈 구경을 갔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올 겨울 눈을 못보고 건너 뛰어야할 지 몰라서

서울에서 평창을 지나 횡계 가까이 갈 때까지는 전혀 눈을  볼 수가 없었다

진부를 지나서 대관령 가까이 가서야 산머리가 하얗게 눈을 둘러 쓰고 고속도로 옆에도 눈이 나타난다


대관령 IC를 나와서 지난 2018 동계올림픽 때 기억을 되살려 맛집을 검색하니 황태요리가 많이 올라와 있다

황태집 중 하나 황태회관이라는 곳을 골라 찾아 갔는데 전국에 눈보러 온 사람들이 다 여기에 모여 있는 것이다

다양한 차림의 눈 구경 온 사람들 - 여행 복장. 등산복장. 스키 복장.  카메라 복장. 등등

황태구이와 황태국을 시키니 덤으로 한 겨울 싱싱한 속이 하얀 고랭지 배추며 손두부며 호박꾸미며 산나물이 푸짐하다

둘이서 나눠 먹으니 너무 많이 먹었다 싶다. 리필 반찬은 따로 마련된 곳에서 무한 리필이다

이런 한국의 식단이 요즘 외국인들에게 눈돌아게 하는 핫한 한국을 최고라고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식당 문화라고들 야단이다


식사와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시내를 벗어나 높이 솟아 있는 성화기념탑이 보이는 길로 접어 들었는데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언덕길에 수북히 눈이 쌓여 있다

눈을 보러간 우리에겐 이만한 자리가 또 없을 정도로 눈이 많고 편하고 안성마춤이다

나는 산길도 괜찮은데 같이 간 옆사람이 도통 쬐끔만 위험한 길도 가려고 하지 않으니 내겐 좀 심심하다

안 가겠다는 사람 끌고 갈 수 없으니 그냥 여기서 논다

눈이 약 30cm 정도로 쌓여 있고 성화 기념탑이 있어서 사진 배경으로도 괜찮다

양 옆으로 언덕이 있어서 자연 썰매장이 따로 없다

아무도 없는 눈 언덕길에서 마음껏 걷고 미끄러지고 드러눕고 찍었다

많이 먹어서 더부룩한 속까지 시원해졌다


동계올림픽 때  『평창 하나 둘 셋 』 이라는 시를 올림픽 성공기원 문학제에서 강릉과 평창에서 낭송한 적이 있다

그때 와 보고 지금에야 눈을 보러 다시 왔다



    당시 올림픽 성공기원 문학제에서 「평창. 하나, 둘 ,셋  」합송




     평창, 하나 둘 셋

                                             박   영   대



평창 하나


어머니 뱃속이었다

세월이 태초가 품은 부화의 시간을 허문다

산맥이 된 어미 몫으로 고요의 태교를 몸가짐으로 산다

한 몸이었던 너 하나를 떼어낸 푸석한 산고는 차라리 향기였다

간절하게 묻어둔 思惟의 보물 창고

일생일석의 해후로도 인연 하나이기를

태어나기만 하면

세상의 극치

토중석




평창 둘


효석이 오고 법정도 와서

상원사 골짜기에 울림으로 남아

침묵의 함성을 말하다

한번 맘먹으면 깨트려져도 그저 웃고 만다

말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큰 바위 하나 품고 싶어서다

평창이 키우는 사람. 사람들

巖下老佛



평창 셋


평화가 눈으로 내려

한 철 쌓이는 積善 積雪

산이 어짊의 등불을 높게 밝히고

강이 굽어가는 흐름흐름 멀게 뻗었다

세상 길 밖의 길 평창으로 이어가리

비상하라~ 저 꼭대기에서!

활강하라~ 저 태백 바위의 무게로!

만방이 이 자리에 모여 평화를 겨루리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ㅇ 이번 여행에서 눈놀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