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사진 아카데미 M/T 문경새재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가을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토요일
사진작가들을 태운 두 대의 촬영 버스는 학교 청룡 연못 광장에서 시동을 걸고 있었다
아카데미 커리큐럼으로 들어 있는 M/T
다소 서먹한 교수님, 원우들과의 브리이킹 타임을 위해서도
카메라를 들고 본격 촬영 목적으로 떠나는 1박2일은 작가 지망생 모두를 들뜨게 한다
이른 새벽 빗속을 질주하는 가을속에는 창밖을 아웃 포커싱한 풍경들이 영상처럼 흘러 가고 있었다
도심을 벗어나 중간 경유지로 여주 효종대왕릉에서 1차 촬영을 위해 멈췄다
500년 수령의 고목은 효종 임금의 청나라 볼모 생활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듯 굴곡의 역사를 온몸에 새겨놓고 있다
세차게 내리는 빗속에서도 우산과 비옷으로 무장한 작가들은 강의실에서 주문 받은 터널 구도를 찾기 위해 렌즈를 들이대고 있다
아직 단풍 이른 수목들은 마지막 푸름을 갱년기에 이른 여인처럼 온몸에 통증으로 시달리고 있었다
현장 교육에 나선 J교수님이 터널 구도를 찾아 주시면 원우들은 우루루 몰려가며 눈촉을 밝힌다
셧터를 누르기 전에 확인해야 할 조건들, F값. SS. ISO
그 밖에도 측광 WB AF OSS 등 똑딱이카메라에서는 모르고 지냈던 체크사항을 확인하고 셧터를 누르려고 하니 혼자 바쁘다
우중 촬영전을 치른 촬영 버스는 다시 힘을 내어 탄광촌이었던 문경 가은역사 공원에 들려 한 차레 더 촬영 실습
오후 들어 한반도를 벗어난 태풍이 지나고 맑은 하늘이 쪽빛 치마자락을 내보이기 시작한다
가은 역사 촬영을 마치고 숙소인 리조트에 들려
짐을 풀고 임수식 사진작가의 특별강의가 있었다. 사진이 얼마나 치열한 자기 해체 작업인가를 명징하게 보여주는 강의였다
만찬과 브리이킹 타임으로 학창시절로 돌아가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관계가 밤 이슥토록 뿌리 뻗어가고 있다
산속 깊은 리조트 주변에는 올라온 만큼 가을빛이 성큼 찾아와
곱게 익어가는 붉은 빛은 온통 색 온도를 높이고 있다
이튿날 아침 숙소를 출발한 촬영 일행은 문경새제 영화 촬영지에서 전통 고옥을 담는 이번 현장 실습 하이라이트가 진행되었다
각자 눈에 맞는 포인트를 찾기에 삼삼오오 흩어진 카메라의 눈은 쉴새없이 피사체를 찾고 있었다.
대문밖의 가을비
효종대왕의 비목
굴곡진 세월
사이로 보이는 우산
낙엽 한 장
태풍 지나가다
철도신호가방
가은역사
맘에 드는 철길
옛 광부
패턴
가을 몇 장
가을 몇 장
가을 몇 장
가을 몇 장
松心
빛을 찍어라
이 빛이 좋다고 하는데 눈에 잘 안보인다
감 익는 빛
빛
빛
봄이 남긴 가을 흔적, 입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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