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을 건너서 윤동주 청년을 찾아서
올해는 윤동주 탄신 100주년
문학계에서 연초부터 윤동주에 대한 많은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1917년 12월 30일 윤동주 시인 용정 탄생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구치소 복역중 옥중 사망
겨우 27세를 일기로 살고간 영원한 청년 윤동주
먼저 윤동주 시인의 일본 체제 연보를 살펴 본다
1942년 3월 현해탄을 건너 유학길에 오르다
4월 2일 도쿄 릿교대 문학부 영문과 입학
8월 여름 방학때 고향을 다녀오다
5 편의 시를 쓰다, 쉽게 씌여진 시. 흰 그림자. 흐르는 거리
10월 1일 도시샤대 편입학
1943년 7월 10일 송몽규(고종 사촌) 일본 경찰에 검거
7월 14일 윤동주 검거
12월 6일 윤동주 송몽규 고희옥 검찰 송치
1944년 2월 22일 윤동주 송몽규 기소(치안유지법)
3월 31일 교토지방재판소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2년 징역
4월13일 송몽규 징역 2년
4월 17일 형 확정( 출감 예정일 1946년 4월 12일)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감
1945년 2월 16일 새벽 3시36분 윤동주 사망(만 27세)
3월 6일 장례식
3월 7일 송몽규 사망
6월14일 시인 윤동주 묘비 세움
일본 체류기간 2년 11개월
구금기간 1년 7개월
시인 윤동주의 일본 생활과 죽음 의혹의 한 단서라도 찾기 위해 일본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가슴이 뛰었다
모든 국민이 좋아라하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그리고 "죽는 날까지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로 시작하는 서시
시낭송하는 자리마다 빠지지 않고 읊어지는 윤동주의 시를 들으면서도 시인에 가까이 다가가기위한 노력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윤동주 문학 여행을 간다는 소식을 듣고 두 말 없이 동참하기로 하였다
주관은 서울시인협회(회장 민윤기 시인)가 하고 신문예(대표 지은경 시인)가 동참하기로 한 윤동주 기념 마지막 행사다
윤동주가 갔던 현해탄을 뱃길로 탐사하고 시모노세키항을 거쳐 옥사한 후쿠오카 구치소를 방문하고 시인의 시신을 수습한 화장장에서 추모행사를 하기로 하였다
그 전에 규슈대학 의학부 역사관을 방문하여 생체실험에 관한 어떤 자료라도 얻을수 있을까하는 기대를 모으고 간다
12월 16일 올해들어 가장 심한 한파가 몰아쳤다는 뉴스가 이번 여행의 체감이 차가움을 예고하는 듯하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서 칼바람을 가르는 쾌속열차는 250~300Km의 속도로 반도의 한 가운데를 일직선으로 거침없이 내달린다. 3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부산과의 거리가 편리하다는 생각보다 국토가 너무 좁다는 자조가 먼저 든다
부산역에서 지근거리인 부산국제항으로 걸어서 이동하여 부관여객선을 탄다
이 연락선은 매일 밤 9시에 출발한다고 한다. 하긴 밤에 한 숨 자고 가면 될 것을 누가 대낮에 꼬박 12시간을 허비하며 갈 것인가..
현해탄 부관연락선은 우리 민족에게 역사의 출입문이요 굴욕의 통로요 삶의 원한이었다
근대 역사에서는 치욕의 응어리가 굳어서 아직도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미완의 숙제이기도 하다
부관연락선의 이름은 성희 페리호다. 국적은 한국. 승선 인원은 550명이란다
어둠이 내려 앉은 玄海灘은 이름 그대로 검은 바다다
현해탄이라 이름한 것은 이 바다를 건널 때 언제나 밤에만 가기 때문에 현해탄이라 이름하였을까
이 연락선을 타고 가는 동안은 푸른 바다를 볼 겨늘이 없다
닻줄을 푼 성희 페리호는 징소리로 고동소리를 대신하며 서서히 부산항 광안대교를 지나 오륙도를 끼고 돌면서 귀익은 가요 소절을 밤바다에 흘리고 간다
시인들은 선실에 모여 이번 여행의 의미와 영원한 청년 윤동주 작가론에 대한 강의를 민윤기 시인의 설명으로 들었다
사전 답사까지 마쳤다는 민시인은 많은 자료를 찾고 구하여 나눠 주었다
한편 일행과 같이한 沙泉 이근배 시인(예술원 부회장)의 강의는 이번 여행의 의미와 인간 윤동주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해박한 문학이론과 인간애적 갈파는 시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고희가 넘은 沙泉의 나이에 27살의 애띤 청년 윤동주를 아떻게 규정지어야 할지 난감하였으리라는 짐작도 든다
시인은 먼저 진실이어야 하고 또 다시 인간적인 진실이어야 한다고 앞서 말한다
얼굴이 앞서고 체면에 어두워 진실을 가두면 좋은 시를 쓸 수 없다는 것이다
큰 시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울림이 크다
갑판에는 찬 기운이 현해탄의 여울과 아직도 풀리지 못한 역사의 헝크러짐마냥 차가운 바람에 감히 오래 버텨내지 못하게 한다
선실에서 몸을 녹였다가 한 바퀴 갑판을 돌아 나오고 다시 들어왔다가 돌아 나오고를 반복해 본다
배 밑창을 때리는 검은 파도는 으슥한 그늘로 더 어두운 그늘로 우리를 데려가고 있는 듯하다
전전반측 편치 않은 밤을 깨어 보니 새벽 5시 넘었다
선실밖으로 나와보니 어둠속으로 설상가상 눈발까지 내리면서 멀리 뭍인듯 솟은 불빛이 보인다
시모노세키에 근접하고 있는 것 같다
서서히 박명이 걷히고 흐물끄레한 윤곽이 드러나면서 일본땅이 눈에 들어온다
단 하룻밤이지만 바다에서 흔들리던 유랑에서 인간이 직립할 수 있는 육지를 보니 반갑다
지금부터 일본 땅 시모노세키에서 윤동주의 궤적을 따라 문학기행이 시작한다.
-- 다음에 계속 --
KTX로 부산역에 도착
부산역에서 부산국제항으로 이동하는 시인들
시모노세키로 출발하는 안내판
부산 국제항구
출국 준비
부산항 이미지
성희 페리 부관 연락선 선실에서 소개 인사하고 있는 문인들
이번 여행에 연출가님도 무대 배우님도 오셨다
광안대교
성희 페리호에 올라서
부산을 배경으로
성희 페리호 부관연락선
선상 세미나
시낭송 흰그림자
민윤기 서울시인협회장 강의
이근배 시인 강의
시참
갑판 위에서
이근배 시인과 필자
현해탄의 파도
현해탄
시모노세키항이 가까이
선상에서 아침을 먹다
시모노세키항
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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