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설악의 비경 천불동 구간 ( 설악동~희운각 산장 )

아리박 2017. 9. 2. 13:35

설악의 비경 천불동 구간



몸이 크게 좋지 않아 수술을 하고 나서 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픈 사람이 무슨 등산인가 의아했지만 그의 산행은 계속되었다

그의 산행은 일행도 없이 혼자서 전국의 산을 섭렵하고 있다


이러기를 한 오륙년이 정도 지나자 예전보다 훨씬 건강해지고 활력도 살아났다

등산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여 이제는 거의 모든 전국의 산을 마릿속에 꿰고 있는 전문적인 산악인이 되었다

그런 그에게 우리는 좋은 코오스를 한 곳 추천해 같이 가보자고 몇 차레 말해 왔다

가벼운 미소로만 답해오던 그가 한 달 전쯤에 그럼 같이 산행 한번 가 보자고 연락이 왔다


목표는 설악산 공룡능선. 1박 2일^^

금강회라는 모임의 멤버중에서 강환표 회장. 백승걸 본부장. 그리고 필자가 뽑혀 김완용 등산가와 함께 산행을 하게 되었다

모두 근무할 때 같은 부서에서 일하던 한창 때는 한 이름 날리던 분들이다


모든 준비와 기획은 김완용 등산대장이 도맡아 하고 수시로 우리에게 카톡으로 알려줬다

숙박도 미리 알아서 설악산 희운각 대피소에 예약했다고 한다


팔월 31일 아침 7시 잠실역에서 만나 김완용 대장의 승용차로 출발했다

그는 오랫만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서 미리 계획을 꼼꼼히 세워 품위있는 등산(?)으로 준비했다고 한다


네 명을 태운 승용차는 새로 개통한 양양고속도로를 올라타고 보기에는 산뜻한 산과 강을 건너 새벽의 짙푸른 초록 세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얼마쯤 가다가 멈춘 내린천 휴게소는 아마 우리나라 휴게소 중에서 가장 멋진 휴게소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비행기 공항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크고 시설도 웅장하게 지어지고 예쁘다

전망 카페에서 차 한잔을 나누며 높은 전망창으로 내린천의 풍경을 바로 볼 수 있다

다들 멋진 휴게소에 한 마디씩 하고 주차장의 부족 염려도 지적하면서 양양의 동해 바다를 향해 격조있는 산행이 순조롭게 시작되고 있었다

좀 더 고속도로를 달리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인제터널이 11km 긴 구간을 지나면서 스스로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소소한 자위도 하면서.


동홍천 양양고속도로는 지난 6월에 개통된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동해안에 접근할 수 있는 고속도로로 앞으로 여러모로 유용할 것 같다

양양TG를 지나 아침식사를 위해 잠시 남대천의 민물탕 뚜거리탕집에서 정차했다

깔끔한 맛의 뚜거리탕으로 아침을 때우고 곧 바로 동해 파도 소리를 옆에 끼고 설악산쪽으로 길을 제촉했다


설악동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 것은 10시쯤.

입구를 지나자 설악산 신흥사라고 크게 쓴 일주문이 다가온다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설악산에 대표적인 사찰 이름 新興寺라는 다소 격에 어울리지 않는 명칭이다

이렇게 큰 명산에 자리한 사찰의 이름이 겨우 새로 일어나는 신흥이란 말에 결코 어울리지 않은다는 느낌이다


불교적인 사상이 깃든 말도 아니요 설악을 대변하는 어떤 의미로도 깊이있게 해석하기 어렵다

오히려 설악의 비경에 절대 못 미치는 말의 무게감으로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시간이 충분하니 쉬엄쉬엄 가자는 산행  인솔자 김완용 대장의 길 안내에 따라 천불동 계곡으로 접어 들기 시작한다

오늘은 희운각 대피소까지 가서 1박할 예정이다

사실 필자는 등산객 대피소에서 숙박을 하면서 산행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좀 설래고 기대도 된


천불동에 가깝게 다가갈 수록 설악의 비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 오~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천불동 계곡을 천천히 걸어 오르는 격조 높은 산행이 계속되고 있다


곳곳이 폭포요 곳곳이 만고의 준을 이룬 암경이 첩첩을 이룬다

이제 시작한 수묵화의 소재로 더 이상 좋은 오브제가 될 것 같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번에 찍은 바위만 습작으로 그리면 암경의 대상은 넘칠 것 같다

사실 화가들이 보통 사진을 보고 그리는데 실제 실경을 직접 보고 그린 그림하고는 웅장미와 사실감에 있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한다

아직 초보이니 이런 말할 주제는 아니지만 하여튼 수묵화 그리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일행들이 다들 칠순을 넘고 육순의 후반에 걸쳐 있다

다들 자기 관리가 틀림없는 사람들이니 걱정은 안되지만 처음으로 도전해본 산장 숙박이며 아무나 가 볼 수 없는 공룡능선 탐방이라는 거사를 앞두고 산행대장이 한달 전부터 체력 준비를 시켜 왔던 것이다

사실 필자도 얼마 잔부터 발목의 시린 현상이 가끔씩 나타나 이번 격조높은 산행에 잘 따라질 지 걱정이 되는 바도 있다


필자의 기억으로 오래 전에 오색에서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을 거쳐 설악동으로 오는 당일 코오스를 다녀온 기억이 있는데 끝나고 나서 다리 마비 현상이 오고 걸음을 걸을 수 없는 심한 고통을 며칠째 겪은 적이 있다

그 이후 설악산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고 이제까지 도전해 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던 참이다


베테랑 가이드가 있고 1박 2일이라는 여유로움이 있으나 가장 수려하지만 누구에게나 쉽게 허용하지 않은다는 공룡능선의 속살을 보기 위한 욕심에 이번 산행에 동참하지만 내심 두렵기도 하고 기대도 많고 그렇다


화채능선을 모체로 하고 비선대를 사이로 비경을 이루고 있는 천불동 계곡은 폭포와 바위의 오케스트라다

흐르면 수십 수백 낭떠러지 폭포가 되고 솟으면 수백 수천척의 웅장한 군거웅장의 봉우리가 된다


이번 탐방에서 얻은 사진은 두고두고 설악의 속살을 펼치는 자료로 쓰려고 한다


희운각 대피소에 4시쯤에 도착하였다

사진도 찍고 폭포수에 손도 담그고 이 좋은 산천경개속에 한 잔 술로 감흥도 일으키고 쉬엄쉬엄 와서 그리 피로한 생각 없이 구름도 즐긴다는 1200고지의 희운각에 도착한 것이다

희운각 대피소는 한 덕지가의 기부로 지어졌는데 산악인들의 사고를 보고 이곳에 대피소를 지어 기부자의 호를 산장의 명칭에 사용했다고 한다

 

여장을 풀고 중간에 간식으로 보충하기는 했지만 충분한 체력 확보를 위한 산상 만찬이 준비되었다

산행대장이 산을 다니면서 체득한 경험으로 가장 맛있는 만찬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버너에 불을 붙이고 샤브샤브 육수물을 끓이고 야채를 넣고 고기를 한점씩 익혀 먹는 산 샤브샤브는 김대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산상 만찬 주매뉴였다


자기 주량의 1.5배를 준비하라는 메세지가 날아왔었고 각자가 준비한 술도 꺼내 놓았다

꼬냑을 준비한 강회장님. 김대장이 준비한 양주. 만만한 소주 여행용 6팩을 가지고 온 내 술까지 모아놓고 따끈하게 익힌 안주에 주종 불구하고 밤이 이슥토록 체력 보충용 만찬이 계속되었다. 오늘 산에 와서는 술을 안 먹겠다고 술 준비를 하지 않은 백승걸은 만찬이 끝날 때까지 두고두고 입 씹힘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마다할 수도 없고 안 마실 수도 없는 이 산상 만찬 분위기는 술이 바닥 날 때 까지 계속되었다

원래 술인심이 후한 것이 우리나라인데 산에서 만큼은 박하다고 한다. 산에서는 돈이 있어도 더 이상 술을 구할 수가 없고 산상에서 마시면 자기 주량의 1.5배이므로 다들 술이 부족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1.5배를 마셔도 취기가 별로 없고 바닥난 술이 아쉽기만하다


술이 떨어져서 만찬이 끝나고 200m 떨어진 전망대에 올라 랜턴 성능 시험이 있었다

각자 랜턴을 준비했는데 헤드 랜턴 고성능 랜턴이 모여 저마다 성능을 발휘하였다


희운각 숙소로 돌아와 각자 침상을 배정 받아 담뇨 2장으로 산상 취침에 들었다

창 밖으로 밝은 기운이 들어와 조용히 일어나 나와 보니 대청봉 방향으로 휘영청 칠월 열흘 달이 솟아 은은한 달빛을 뿌리고 있었다



**** 오늘은 글 쓸 분량이 너무 많아 오늘 등산 구간인 천불동 구역만을 포스팅하기로 한

       이어서 공룡능선 구간은 따로 올리기로 하면서 첫 날의 산행 일기를 마친다.



  산악대장 김완용 산악인의 승용차로 시작한다


  내린천 휴게소 전경.  가장 아름다운 휴게소일 것 같다


  오늘의 등반팀. 필자. 강환표 회장. 백승걸 본부장. 김완용 산악대장

  권금성 리프트


  설악동 입구 멋진 소나무


  설악산과는 뭔가 안 맞는 것 같은 신흥사 명칭


                              좌불


  천불동 계곡에 접어들고..



                           맑은 물소리는 가슴까지 맑게 하고.




                           맑은 빗깔의 수류동천 천불동


  비선대 위용


  신의 필치로 그린 비선대








  비선대를 배경으로












   오르면서 금강굴. 아스라이 뚫린 저 굴 안에 부처를 모신 작은 절간이 들어 있다
























































































  양폭 대피소
















                            천당 폭포




































                           깨끗한 계곡수에 마음도 씻어보고









































  안내판에 현재 지점의 이름이 빠져있다. 현재 위치명이 기재되어 있으면 편리하겠다.












 무너미고개 삼거리.




                      설악산 등산로 지도















  화채능선이 가물거린다.















천불동




  천불동의 바위들









  희운각 대피소






  비운의 사연이 있는 희운각 대피소


  깜직한 다람쥐


  골줄박이도 먹을 걸 달라고 주변을 맴돈다.




  희운가의 다람쥐. 먹이를 달라고 발밑까지 따라 온다


  산상 샤브샤브 특식 요리




  산산 만찬 술이 끝나서야 만찬이 종료되었다


  용감한 여성 등산객도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저녁이었다


















  봉정암의 낙조.




  너무 좋은 낙조를 배경으로


  이 사진 쉽게 찍을 수 없어서


  첫 날 등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난 등산대장 만족스런 미소.


  이렇게 해맑게 즐거워하시는 모습은 처음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여러 사진을 올려 놓는다










  비자림의 안스러운 모습.


  설악산 단풍이 시작되고 있다


  백담사 봉정암쪽으로 낮이 기운다






  희운각 전망대에서.


  소청봉 바위를 에워싸는 구름


  희운각 전망대에서 낙조








  사방은 어두워졌는데 천불동 계곡 바위만은 무슨 빛을 받았는지 환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칠월 열흘 달이 희운각 산장에 찾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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