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선사 사가에서 찐한 차향에 젖다
장흥 문학특구 포럼에 참가하고 귀경길에 문학버스는 목포 시인 박종길 교수를 따라 초의선사 출가전 옛 사가를 찾았다
무안군 삼향읍 초의길 30
도로 이름까지 초의길로 명명하였다
소년 장중부는 15세에 나주 운흥사 벽봉 민성스님 문하에 출가하여 의순이라는 법명을 얻는다. 초의는 후에 받은 법호이다. 숭유억불의 시대적으로 어려운 조선후기에 승려로서 고달픈 삶이었다. 같은 발성에 어순만 바꾸었을 뿐인데 가출하면 문제아가 되지만 출가하면 이렇게 큰 스님이 되다니....
사가터에는 양 옆에 매화나무 15그루가 선사의 세속 나이를 헤아리고 있었다
한때 필자도 지리산 암자에서 차와 초의선사에 대해 얼마간 관심을 갖고 찻물 우리는 연습을 장난 삼아 배워본 적이 있다.
차마 찻물 한 종지도 아까운 부끄러운 삶에 감히 엄두를 내 본 내 염치가 두껍기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와 관련해서 초의선사는 동다선과 다신전을 지어 일지암에서 다선일체를 몸소 실천하며 지냈다
초의선사는 시와 글과 불화 단청 혼례물 등 못하는 게 없었고 궁극적으로 차를 통해 깨달음을 이루고도 남은 차의 신선이다
의지가 대쪽같이 곧고 불의에는 추상 같았던 초의선사는 억불의 조선시대에도 한 치의 거리낌 없는 그의 말과 행동은 후세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워낙 모든 면에서 뛰어난 재능과 높은 학덕과 소양으로 일관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그의 삶에는 땔 수 없는 친구가 있었으니 완당과 다산 소치와 그의 일행이다
완당은 동갑, 다산과는 24년이 넘는 선배요, 소치는 제자 그외에도 당대의 유수한 걸출들이 그와의 교분을 간절히 원했다
특히 초의는 귀양와서 위리안치된 완당과 차를 통한 교분으로 귀양살이 고통을 잠시나마 잊게해준 의리는 완당에게 불후의 명작 세한도를 탄생하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
우리 일행을 안내해준 목포 청하문학회 박종길 교수의 일갈은 초의선사의 회초리 같은 깨침이었다
박교수가 대신해서 전해준 초의선사의 오도성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가슴을 파고드는 죽비소리였다
차를 끓이는 하찮은 것으로부터 참선에 이르게 한 초의선사의 깨달음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보다 뼈속 깊이 파고 든다
듣는 내내 허접한 손뼉으로나마 호응하면서 비탈길을 따른다
초의선사 생가에 서고 보니 예나 지금이나 권력에 놀아나는 천하디 천한 욕심에 쩔어 사는 더러운 권력자들이 더없이 하찮고 비천해 보인다
초의의 옛집에는 완당(추사 김정희)과의 의리와 인연을 생각해서 완당의 명필 글씨가 많이 각인되어 있다
완당의 글씨는 언제 보아도 명필이다
사람의 손으로 어찌 저런 필력을 가질 수 있을까
저리 거침없이 휘갈길 수 있을까
무공의 마음이 아니면 허심의 경지가 아니면 철저하게 자신을 버리지 않으면 시늉조차 따라하지 못한 신필이다
완당의 동심체라는 말이 있다
글씨가 안 될 때는 배우러 온 어린 아이들에게 글씨를 써 보게 하였다
티없이 맑은 어린아이들이 써 놓은 글씨에서 천하의 명필 완당이 배운다고 하였다
이 필법이 동심체다
남이 하는 방법이 아닌 자신만의 필법이 후일 이런 신필을 이루게된 것이리라
찻자리는 이렇게 짜여진다
和. 敬. 淸. 寂
이 네가지 자리로 찻자리를 깔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맛이 제대로 날 수가 없다
글씨가 제대로 써 질 수 없다
세상이 바로 설 수 없다
이것이 다선일체의 마음일게다
초의선사와 해설을 맡아준 박종길 교수와의 인연이 궁금해진다
단지 학문으로 이어진 연보다 더 깊은 실끈이 있을 듯하다
훗날 다시 만나면 덧없이 흐르는 물과 같이 막함없이. 초연히 불고 있는바람같이 살고 있는 둘의 인연도 묻고 싶다
고맙다. 고맙다 그저 고맙다..
초의선사 사당과 기념관
완당의 서각과 초의선사 동상
정좌처다반향초 묘용수류화개: 고요히 앉아 있노라면 차가 끓어 향기나기 시작하고 신묘한 일이 일어날 때면 물이 흐르고 꽃이 피네
고불미생전의연일상원 석가유미예가엽기능전
초의선사 동상
명선 . 다선일체 사상의 전본이다
해설안내 박종길 교수
초의를 만난 문인들 다 찐한 차향에 젖다
박종길 교수의 안내는 더 이상 안내가 아니었다
초의선사의 일갈을 대신 토해내고 있는 박종길 교수
일지암. 원래 일지암은 해남 대흥사에 있는데 이곳에 원형을 복원해 놓았다
다만 풀 하나 나무 가지 하나일 뿐인데..
요가암이 생각난다..
박종길 교수의 해설을 듣고 있으니 그의 무성한 털까지도 초의차 향기가 묻어난다
초의선사의 돌확
초의선사 기념관
초의선사 영정. 제자 소치가 그렸다
초의
추사 김정희가 초의선사에게 선물한 흑침향 108염주. 현재 98알만 남았다
초의선사의 찻잔
초의차
다관
탕관
다산초당화
초의선사 옛 사가위에 있는 봉수대
금오초당
초의선사 박물관
죽로지실
박물관 문문양
용호자로정
승보화
박종길 교수'
초의선사의 옛사가
원효연 시인님이 보내준 사진
초의선사 옛터에 박종길 교수의 찻자리가 있다
좌정한 박종길 팽주
성하 성기조 시인과 여류시인
성기조 시인은 하루 종일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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