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스크랩] 제가 글가르치는 제자 글입니다. [울딸]

아리박 2009. 10. 22. 05:12

아침, 등교를 하며


새파란 아침은 또각또각 걸어오고

수도꼭지에서는 물시계소리 똑똑똑 떨어진다.


아 아아~ 늦었다. 뛰어야해

뛰어 뛰어 뛰어,

이 언덕은 우리에게 너무 잔인해.

냅다 뛰었다. 목이 마르다 아직은 모든 것에 목이 마르다.


경민고 운동장 수돗가에는 용이 되려는 예지와 정열

그리고 미래를 꿈꾸는

이무기들이 부화하고 있다고 전해 내려온다.

물 한 모금에 하늘 한번 처다 본다.

뭐가 보이는가?

오르고 올라가 보자

또, 오늘의 태양은 오늘 어김없이 떠오르고

 

둥둥둥둥 북이 울리기 시작한다.

심장이 두방망이질 친다.

이제 본능이라고 명명된 것들은

잘 다듬어 좌대에 가만 가만히 앉혀야 할 시간,

나도 오늘은 나의 꿈을 부화시켜 볼 거야.


눈을 감았다.

제발 제발말지 이제는 사고치지 마라.

이재구선생님 뇌성벽력 폭풍처럼 몰아친다.

그래 그래요, 하늘이 시작되는 여기에서

이렇게 펄럭이면 되나요?


꿈아, 내가 꾸는 꿈아

철철철 흘러 넘치는 꿈아

너도 나와 같이 펄럭여주렴.


알아요.

우리는 저절로 피어나는 꽃이 아니란 걸.

둥둥둥둥 저 북소리

결국은 우리를

만발한 백합으로 키워 낼 거라는 걸.

출처 : 시인학교 글쟁의들의 사랑방
글쓴이 : 임영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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