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한 날 : 09. 7. 12. 일. 호우
회사 동아리에서 동강레프팅을 겸한 영월 문화유적지 탐방
본명은 김병연, 자는 난고
'방랑시인 김삿갓' 은 당대에는 동가식서가숙 하며 불행한 삶을 살다 쓸쓸한 삶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의 천재적인 시적 재능을 인정한 후세 사람들은 그에게 詩仙이란 호칭을 붙여 주었다.
김삿갓은 선천부사를 지내던 친 조부(김익순)가 난을 일으킨 역도(홍경래 난)들에게 항복한 수치로 인해
집안은 몰락하고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야반도주하여 출신조차 감추고 살았다고 한다.
집안 내력을 모르고 글 공부에 전념한 김병연은 지방 향시에 나가서 장원을 하는데..
그가 장원을 한 詩가 하필이면 역도들에게 항복한 친조부를 통렬하게 꾸짓는 것이었다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나중에 어머니로부터 이 사실을 알게 된 김병연은 조상님을 뵐 낯이 없다하여 평생 삿갓을 쓰고 방방곡곡 주유천하게 된 원인이었다.
동가숙 서가식 하면서 해학과 풍류와 예지가 번득이는 그의 시를 읽노라면 절로 감탄하게 된다.
시대는 그를 詩仙으로 떠받들면서 그가 흔적을 남긴 고을에서는 어떻게라도 연결지어 관광상품화 하고 있는 형편이다.
영월은 그가 태어나고 묻힌 곳이니 김삿갓의 종가이자 원조인 셈.
영월이란 고장은 생전에 불행한 삶을 살았던 단종, 김삿갓 등이 후세 사람들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물론 동강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이 가장 큰 재산이기는 하지만..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의 유적지와 기념관을 돌아 보면서 우중에 고갯길을 돌고 도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념관에 전시된 몇 편의 시를 옮겨봤다.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어렴풋이 떠오르는데 그를 일러 천재시인, 시선이라 부를만 하다는 생각.
기념관 현관을 받쳐주는 옥상에 빗물이 저수지처럼 흥건히 괴었다.
김삿갓 문학관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는 통에 사진에도 빗줄기가 선연하게 찍혔다. ^^*
김삿갓 묘지 앞의 작은 조각공원
김삿갓이 들고있는 복숭아는 '환갑잔치'라는 시에 등장하는 선도복숭아로 짐작된다.
작은 하천을 사이에 두고 산기슭에 자리한 김삿갓 묘지
도로에서 멀지 않아서 일행을 버스에 기다리게 하고 굳이 묘지를 찾아 올라갔다.
묘지에서 건너다 본 조각공원, 비가 많이 내려서 작은 개울에도 힘찬 물살이 생겼다.
수수한 김삿갓 묘지
전남 화순의 어느 사랑채에서 5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으며 묘지는 후에 이장한 것이라고 한다.
詩仙을 기리는 마음에 술한잔 아니 바칠 수가..
김삿갓 문학관 옥상에서 빤히 건너다 보이는 묘지
반대로 김삿갓 시인이 잠들어 있는 묘지에서 건너다 보이는 문학관
생전에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아 다녔던 詩仙의 역마살은 사후 고향산천에 정착하기 위한 품앗이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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