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허공

아리박 2014. 4. 13. 10:00

허공 / 박영대

 

그렇게 꽉 차 있는지 몰랐어요

비어 있는 줄 알았어요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으니

없는 줄 알았어요

 

가까이에서 매연이 나고 먼 데서 황사가 나니

이제사 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하늘이

맑은 것이었다는 걸

 

산과 바다가 광대함으로 막아보지만

힘에 부칩니다

 

바람의 죄가 점점 무거워집니다

사람의 죄를 대신 지고 가기 때문

 

죄와 벌은 비례해야 하는데

사람이 많을수록 반비례가 늘어납니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그렇다면

사람수가 적어지는 것이 맞는 이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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