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 박영대
풀일까 흙일까
나무의 넋일까
무소유가 남긴
주검에서 피어난 소멸의 말씀일까
은밀한 탄생
백골의 여한 삭이지 못해서
그래서 못다 한 삶에 집착하는가
꽃도 없이
씨도 없이
피어오른 육신은
누구의 병마를 다스리는 살신인가
설은 이에게 바치는
절절한 이 한 몸
키워지는 타존심 거부하고
독자 생존의 고집
오로지 줏대 하나로 꿋꿋이
한 생을 받치고 있다
바치려고 머금은 성자의 향기
가슴안에 품고 있다
빛조차 구걸하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