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고추에 물 말아서

아리박 2014. 7. 31. 18:40

고추에 물 말아서 / 박영대

 

터알에서 삼복더위 한 소쿠리 담아온다

여름 자지는  풋 자지

보이거나 말거나 그냥 두고 보는 더위 먹음

 

이열치열이라고

찬밥에 물 말아 약찬 고추로 더위 잡는다

 

언제부턴가

조상들의 먹습관이 이제사 맞다고들

집집이 따라 한다

 

힘든 살림에 먼 나라 더위까지

무선통신을 타고 온 모양이다

 

열야에 지치고 입맛조차 짧아진 요즘

하루하루가 무겁다

 

아무리 복더위라도 조선고추에는

실실 쫏겨 뒷걸음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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