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고추2

아리박 2014. 8. 5. 18:22

고추 2 / 박영대

 

 

흰 별꽃 연약한 팔다리뿐인데

어디에 맹독성 신약을 감추고 있는 건지

 

웃고 싶은 자 웃게 하고

울고 싶은 자 울게 하고

화내고 싶은 자 버럭!

 

이름이 고추여서인가

좋으면서 좋다고 말하지 않고

 

생김이 고추여서인가

뼈도 없이 꼿꼿하기는

 

맛이 고추여서인가

먹고는 입 다무는 염치

 

내 몸 색 변할 때쯤이 언약의 유효기한

 

세상 여자들이 아닌 줄 알면서

치마폭에 감추는 내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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