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소백산 도솔봉과 묘적봉

아리박 2013. 4. 21. 14:10

소백산 도솔봉과 묘적봉

 

春來不似春

4월 하순인데 눈발이 날린다

올겨울은 눈천지여서 실증 나도록 본 설경이었다

 

그래도 이게 마지막 눈이려니 생각하니 소백산에 올라 설경이라도 눈에 넣어야 할 것 같아

차를 몰고 죽령으로 달렸다

죽령에서 천문대쪽으로 가려고 했으나 검문소에서 출입 허가가 되지 않아 다시 내려와

도솔봉(1314m)과 묘적봉(1148m)을 생각해 냈다

전에 한번 사동계곡 입구까지 가 보았으나 더 이상은 아껴 두었던 곳이다

 

사동계곡을 들어서서 차량이 갈 수 있는 곳까지 가보자

사동 계곡의 폭포지대 물소리가 급한 경사를 질주하면서 청량한 바람을 일으켜 온 몸이 산 기운에 싸이게 한다

사동 계곡에는 폭포지대가 있다.크고 작은 폭포가 급한 경사를 이루면서 계곡을 올라가면서 이어진다.

기암괴석이 벼랑을 이루고 적송과 낙엽송, 자작나무들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길은 임도로 제법 잘 닦여 있는데 중간지점에 통제소가 있어 신고를 하고 입출입을 하게 되어 있다

신고 연락처가 적혀 있어 전화 신고를 하고 출입한다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가는데 주변에 낙목한천 찬바람에 진달래와 산동백이 꽃을 피워 보춘 마라톤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진달래의 분홍빛 꽃잎이 빛을 받아 투명하게 속살을 비친다

산동백은 노란 보스라기 꽃살을 활짝 펴고 청아한 향기를 품어 내고 있다

 

겨울내내 얼었던 도로 곳곳에 사태가 나서 낙석이 떨어져 길을 막고 있고 있어 떨어진 돌을 치워가며 중간쯤 올라가니 제법 눈이 쌓여 있다

흩날리는 눈이 정상을 에워싸고 있는 산머리를 안개가 벗기고 감추고를 번갈아 시름하고 있다

겨울에서 봄을 내려다 보는 시원함이란 이루 다 말로 할 수가 없다

 

잎이 피어나다가 꽃이 피어나다가 갑자기 당한 눈발에 얼어 있는 새싹들이 옴싹 몸을 움츠리고 있다

저 아래로 보이는 연필선처럼 그려져 있는 가느다란 길과 드문드문 네모지기 인가가 평화로움을 더해 준다

도솔봉 능선에서 눈을 밟고 서서 저 아래 봄을 바라다 보는 풍경이 계절의 경계를 넘어 시공을 초월한 숙연함이다

 

 

 

  죽령 통제소에서는 사월의 눈만 확인하다. 소백산의 설경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통제하는 바람에 아쉽다

 

  섣부른 개나리가 눈을 맞고 고개를 떨어 뜨리고 얼다

 

  한 겨울 모습의 사월.  말 그대로 봄은 왔는데 봄이 아니다.

 

  죽령의 과거길. 이 길도 개나리 봇짐 매고 걸어 보려고 아껴두고 있다

 

  가마귀 한마리도 추위에 떨고.

 

  사동계곡 입구의 진달래. 발 아래 폭포 소리를 듣고 일찍 피어 난듯.

 

   계곡에는 크고 작은 폭포들이 숨어서 비경을 연출하고 있다

 

 

  산림 유전 자원 보호림

 

  백두대간 등산로

 

  절골의 이정표

 

  점차 올라 갈 수록 백두가 보이기 시작한다. 저 아래 보이는 인적들이 천상에서 보는 느낌이다

 

  도로 곳곳에 낙석이 길을 가로 막고. 나뭇꾼의 안내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

 

 길에도 눈이 쌓이기 시작하고

 

 

  나무 끝트머리에 겨우살이가 푸른 모습으로

 

  생강나무꽃이 뒤로 피어 있는데.

 

  여기 저기 겨우살이. 겨우살이는 숙주목에 붙어 사는 기생식물이다

 

  우리를 운전해 준 나뭇꾼

 

  나뭇꾼이 아니면 무서워서도 갈 수 없는 길이다

 

  점점 눈이 쌓여 길이 어려워지고 있다

 

 

  기념 사진을 찍지 않고는 그냥 올 수가 없었다

 

  더 이상 가는 것은 무리라는 말에.

 

  무한 설상 기념. 중턱으로 묘적봉으로 가는 길이 아스라히 보인다

 

  아쉽지만 여기에서 차를 돌리고 이 사진으로 마음을 다독이다

 

  아쉬워서 끝을 향해 샷터를 눌러댔다

 

  사월이 흠뻑 눈에 싸이다

 

  오로지 한길로 바퀴를 남기고..

 

  끝이 없는 영원과 맞닿아 있을 것 같은 신비

 

  누구나 이 자리에 서면 근원을 생각하게 된다

 

  백두대간에는 이런 영험의 기운이 올라오고 있었다

 

  소백산 도솔봉을 거쳐 내리는 백두대간의 웅장한 줄기가 신비에 싸여 있다

 

    달이 뜨고 이슥해서 하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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