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휘 칭칭 매여나 볼까 / 박영대
천장에 버들가지 움 텄다
원목 중천장
한 겨울 움츠리고 기다리던 이불 속
뻐끔이 눈만 내놓고 봄 소식 간절한데
동장군 칼날에 숨 죽이고 있는 숲 속 밀사대
잔 가지 바람 사이로 은밀히 전해지는 해빙 암구호
뜬소문 천리 간다고
이 허튼 소문에 이른 나무들 깨나 얼까 걱정이다
몸통 벽지로 켜켜이 켜지고
바다에 간해지고
중천장에 바른지 몇년
봄 와도 뿌리 잘리고 제 차레 아닌 줄 미리 알고
헛 소문 퍼뜨려 누님 놀리다
피지 못할 설음 옹이 버들로 박혀
무정 세월 한강수에 피어나
노들 강변 봄 버들
휘휘 칭칭 매여나 볼까
아리산방 천장의 옹이버들
귀전원거 백수님네 겨울 수양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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