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녹이면서
정월 산중 정수리에서 언 숲을 만났네
소식도
소유도
소멸도
차가운 열정으로 얼어 있네
끓는 것만이 사랑이랴 !
나의 시간
바람의 걸음걸이
시의 가재도구들
한데 얼어 멈춰 있네
스며들어 흩어져야 할 소멸들
날 선 집착으로
미진한 그리움 상처 내고 있다
흐르다가
돌이 되어 흐르다가
부처가 되어 흐르다가
더 단단한 비문으로 남고 싶어
한 계절도 못 되는 수명
영원을 확신하며 꽃 피우고 있네
숨어 있는 열정 다 내보이고 있네
반은 익혀서
반은 얼려서
얼어서 얻어낸 기한 연장
끓고 언 무구한 생성 연대를 요약해낸
숨 멎기까지의 동통
주저앉아 줄줄 울고 싶지는 않네
이렇게 아름다운 차거움이..
줄줄 소멸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