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얼음을 녹이면서

아리박 2013. 1. 10. 06:56

 

얼음을 녹이면서

 

 

정월 산중 정수리에서 언 숲을 만났네

 

소식도

소유도

소멸도

차가운 열정으로 얼어 있네

 

끓는 것만이 사랑이랴 !

 

나의 시간

바람의 걸음걸이

시의 가재도구들

한데 얼어 멈춰 있네

 

스며들어 흩어져야 할 소멸들

날 선 집착으로

미진한 그리움 상처 내고 있다

 

흐르다가

돌이 되어 흐르다가

부처가 되어 흐르다가

더 단단한 비문으로 남고 싶어

 

한 계절도 못 되는 수명

영원을 확신하며 꽃 피우고 있네

숨어 있는 열정 다 내보이고 있네

 

반은 익혀서

반은 얼려서

얼어서 얻어낸 기한 연장

 

끓고 언 무구한 생성 연대를 요약해낸

숨 멎기까지의 동통

 

주저앉아 줄줄 울고 싶지는 않네

 

 

   이렇게 아름다운 차거움이..

 

  줄줄 소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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