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가려운 막말

아리박 2013. 1. 7. 07:05

가려운 막말

 

 

아침에 머리를 감고 나면 개운한 것은

아침마다 덥힌 물에 머리 감을 수 있는 따뜻함에 감사하기 때문이다

 

막말해 대는 발탁으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벌거벗은 억지 속은 얼마나 막말하고 싶은까

 

굴욕이 물결에 밀려와 썪은 거품처럼 악취 맡아가며

눈을 모으는 벼락같은 초저녁에 타버린 모락모락

 

코로 밥을 자고 입으로 잠을 보고 귀로 숨을 먹는다

 

막말로 하면 폐품들이 만조에 밀려 든 우거진 수평선

다들 둥둥 그 위에 떠 있다

 

쥐나 개나

 

하루가 지나면 머릿속이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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