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살았다, 그저 잊고 살았다, 그저 박 영 대 삼백 년을 한 자리에 뿌리내리고 산 당산나무의 고충을 알지 못했다 언제든 갈 수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그의 답답함을 그저 외면했다 달이 안 뜨는 서운한 고통을 알지 못했다 뜨면 보고 안 뜨면 그저 그런 줄 코로나 덫에 걸려 넘어진 단 보름간의 자가 격리 그저 그런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없으면 소중한 걸 보고 싶다는 걸 이제야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잊고 살았다 자작시 2020.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