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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의 우수

샛강의 우수 박 영 대 짧은 오리는 수심에서 놀고 긴 두루미는 강가를 거닌다 빌딩은 밤을 태우려 입술 붉게 바르고 잔디는 강물 옆에 누워서 자박자박 가냘픈 몸으로 시대를 때우고 있다 본류에서 벗어난 그들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가 체면 깎이는 사회면 잡동사니 억지로 출렁이는 다급한 구급소리 굶어도 잠수하지 않는 목이 긴 자존심 틈새로 비친 불빛은 거꾸로 비친 도시를 되새김하고 있다 위리안치된 갯뻘들의 설정 구역 하고 싶은 말 꾹 참으며

자작시 2023.03.19

남쪽지방의 봄꽃

남쪽지방의 봄꽃 백매 홍매가 활짝 피어 옛 얼굴을 기억할까 당산나무 있던 자리가 텅비어 있고 늘어뜨린 노송가지는 힘들어 한다 대나무는 굵어져서 뿌리를 뻗어 세력을 넓히고 은행나무는 팔을 들어 위세를 떨치고 있다 위도를 실감한다 38도와 35도의 차이를 몸으로 느낀다 바람 끝이 다르다 자연이 먼저 알고 제 생각대로 한다 눈에 익은 산이며 계곡이 제 있는 자리를 몸으로 터득해 알고 있다 사람들이 헤집어 놓은 흉터는 시간이 가면 자연은 보듬어 안을 것이다 산이며 들이며 꽃이 위도를 알고 현상에서 벗어나지 않고 지킨다 대밭에는 주인이 없는 동안 그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주인으로서 일가를 이룬다 눈에 익은 모습 그대로다

카테고리 없음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