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산촌 이야기

아리박 2012. 4. 23. 07:43

산촌 이야기

 

아침에 깊은 산중에 사는 친구한테서 올라 오라는 연락이 왔다

산에서는 남보다 부지런해야 한다고.

여장을 꾸리고 그거야 가시에 걸려도 찟기지 않을 정도로 질긴 옷과 장화와 장갑, 배낭을 꾸리는 정도지만.

구불구불 울퉁불퉁 산속 길을 차를 몰고 올라가니 그는 벌써 중간지점까지 올라오고 있었다

길옆에 주차시키고 바로 산으로 입산하여 봄에 나는 산나물들을 살폈다

아직은 약간 이른 철이라서 연한 산나물들이 고개를 뽀쪽히 내밀고 있었다

 

취나물이 가장 부지런한가보다  넓직한 잎을 돌돌 말아 올리며 연초록 생기를 뿜어 내고 있다

숭숭 털복숭이가 되어 배냇털이 가시지 않은 간난 아기 솜털 같다

한잎 뜯어 향기를 맡아 보니 상큼한 심심 산골 취향기가 코 끝을 자극한다

 

고사리도 오밀한  아기 손가락으로 곱아쥐고 연한 손을 내밀고 있다

어찌나 연하고 부드럽든지 손에 닿는 감촉이 산아가씨 살갗 감촉이다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니 귀한 두릅이 가지 끝에 파란 촛불을 펄럭이고 달려있다

나무에는 가시가 억센데 새로 돋아 나온 잎 주위에는 가시조차 부드러워 찔리지 않은다

어린 것은 아직 피지 않아 오무리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촛불 모양이다

너무 어린 것은 그냥 두어 다음 사람에게 양보하란다

 

한참을 지나 취나물을 열심히 찾고 있는데 나를 불러 가까이 와서 보란다

이게 잔대란다. 딱주, 사삼이 라고도하는 산에서 가장 오래 산다는 산약초란다

잎은 약간 보랏빛을 띠고 있는데 밑을 캐니 더덕 비슷한 뿌리가 달려 있으면서 잎이 둥굴게 달린 초본식물이다

이걸 텃밭에 심어 키워 보란다

두개의 손가락만한 뿌리가 서로 엉겨 붙어 감고 있는데 떼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왔다

산속을 이리저리 헤매며 각종 산약초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 간 나도 비닐 봉지에 그득하게 도라지와 두릅. 취나물로 채울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이웃집에 두릅 한그릇씩 나누어 주니 벌써 이렇게 자랐더냐고 눈을 크게 뜬다

그러면서 하는 말.

`박선생. 이제 산중사람 다 되었네'

 

 

*** 오늘 만난 산약초

 

취, 고사리, 두릅, 목이버섯.

엄나무, 산초나무, 오갈피, 잔대, 산더덕. 어수리(왕삼)은 텃밭 주위에 심어 놓는다

 

 

 두릅

 

 두릅 크기별로 전시

 

 취나물

 

 곰취

 

 산더덕

 

 잔대. 텃밭 가장자리에 심어 놓았음

 

 어수리(왕삼).  지난번 산골에서 파다 심어 놓았는데 활착이 잘 되어 싱싱하다

 

 텃밭에 심어놓은 3년된 산더덕

 

 촛불처럼 환하게 핀 두릅싹

 

 산초나무. 추어탕에 넣는 향료

 

 오갈피나무

 

엄나무.  잎과 나무줄기가 모두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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