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불굴의 갈대밭

아리박 2011. 11. 14. 09:12

불굴의 갈대밭 / 박영대

 

얼굴값 한다고 바람기 타고난 갯펄에서

일찍 타지로 달아나 소식 끊고 살다가

묻혀들여 온 화냥기 펄 속 깊이 가둬 놓고

밥 굶기고 있다

 

죄를 지어도 죄 될 것 없는 가벼움으로

살아온 청상과부 갯일 같은 주름살

깊게 패이고 있다

 

품 안에 황새 다리 쭉 뻗어 바람기 쑤욱 빠지게

사장교 줄 단단히 잡고 버티고 있다

 

낭창한 회초리 새로 만들어

뼛속 깊이 주체 못하는 바람벽

틉틉한 포구에서 모질게 털어내고 있다

 

애비 없는 연줄 같은 종가집 가풍

받아내는 물컹한 젖가슴 흐린 바다에

달그림자로 은밀한 가족사 풀어 놓고

치성 올리고 있다

 

 

 

 

 

 

 

 

 

전통고가 곡전제( 이병주 소유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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