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산방(단양)

해빙 1

아리박 2011. 4. 7. 05:40

침수

 

`빨리 좀 와 봐요. 빨리'

현관 문을 열고 들어간 옆지기가 화들짝 놀라면서 겁먹은 얼굴로 나를 부른다

 

수돗물이 녹았다는 연락을 받고 아리산방에 도착한 우리는 약간은 들뜬 마음이었다

날씨는 청명하여 하늘이 가을 하늘 수준으로 푸르고 날씨가 화창한 봄날이다

언제 그렇게 추웠느냐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온 변화가 심한 요즘이다

이제 봄은  정말 실종되는 게 아닌가

겨울에서 바로 여름으로 건너 뛰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나는 차를 주차하고 오랫만에 와서 주위 산풍경에 취하여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 마시며 집주위를 둘러 보고 있는 중이었다

`뭐해. 빨리 오라니까'

왠 일인가 싶어 방안으로 들어와 본 나는

`아뿔싸'

 

때아닌 물 난리다

방바닥에 물이 흥건히 괴이고 전기 제품. 요.이불. 방안의 온갖 것들이 물에 젖어 버렸다

지금도 벽에 설치한 순간 온수기에서 계속해서 물이 쏟아지고 있다

방안에 차기 시작한 물은 냉장고와 전자제품들을 침수시키려고 차오르고 있었다

누전 차단기가 작동하여 냉장고에 불이 나가고 집안이 완전히 홍수 만난 침수상태다

잔뜩 물을 먹은 이불은 혼자 들기 힘들게 처져있고 흥건한 물에는 어디서  떠오르는지 부유물이 둥둥 떠 있다

첨벙첨벙 들어간 우리는 목욕탕으로 물을 퍼 내기 시작했다

양말을 벗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물을 퍼내는데 봄날이라고는 하나 찬물에 발을 담그니 발이 얼얼하다

산에서 내려 오는 수돗물이라서 어찌나 차가운지

 

옆지기는 누가 알까 봐 부끄럽다며 또 궁시렁 거린다

 

                                                        -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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