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문학 여행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 행사
그리움이 언제 어떻게 나에게로 왔던가
김 춘 수
나의 다섯 살은
햇살이 빛나듯이 왔다.
나의 다섯 살은
꽃눈보라처럼 왔다.
꿈에
커다란 파초잎 하나가 기도하듯
나의 온 알몸을 감싸고 또 감싸주었다.
눈 뜨자
거기가 한려수도인 줄도 모르고
발 담그다 담그다 너무 간지러워서
나는 그만 남태평양까지 가버렸다.
이처럼
나의 나이 다섯 살 때
시인 라이나 마리아 릴케가 나에게로 왔다갔다
2022년 11월 25일은 꽃의 시인 김춘수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통영 예술의 향기(회장 박우권)에서는 때 맞춰 통영통제영거리 역사홍보관에서 김춘수 문학 기념 행사를 다양하게 열고 있다
'그리움이 언제 어떻게 나에게로 왔던가'
김춘수 시인의 시에서 가져온 주제로 2022. 11. 18 ~ 11. 30까지 통영역사홍보관에서 사진 기록전과 북콘서트를 열고 있다
특히 11월 25일 오후 6시에는 부산대 명예교수(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양왕용 작가를 초청하여 새로 출간한 김춘수 평전 - 꽃, 처용으로 날아오르다 - 출판 강연 행사까지 열린다
양왕용 시인은 대학생 때 김춘수 시인의 이름으로 시단에 추천 데뷔한 첫 사례라고 밝히고 은사 김춘수 선생 100주년을 맞아 자그마한 보답으로 평전을 마련하게 되었다면서 사제간의 돈독한 정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행사장에는 귀하게 수집한 김춘수 선생의 유년시절부터 평생을 거친 화보가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고 부로마이드와 기념품 머그잔 등을 제작하여 선생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전에는 일제시대 찍은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끈다
까까머리 한국 중학생들의 얼굴에 붉은 색연필로 *개 *고양이 *여우 *호랑이 라고 표시하여 한국인을 멸시했던 일본인 교사의 만행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 친구의 얼굴에 개와 고양이라고 표시하면서 즐기는 애완동물 전성시대가 되었으니 할 말은 없다만.
그 외에도 선생의 기록물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귀한 자료들이 꼼꼼하게 정리되어 전시되고 있다
기릴 작가들이 너무 많아서 소홀한 면도 있다고 설명하는 전시 관계자 김순효 시인이 귀뜸하기도 하면서 길가에 세워진 벅수도 시 한 수쯤은 읊는다는 통영을 은근히 자랑한다
청마 유치환, 소설가 김용익, 작곡가 정윤주, 김상옥 시인, 윤이상 작곡가, 박경리 소설가 등 감성의 통영바다는 예술가를 많이 키워 너무 많아서 홀대 받는 넘치는 행복에 빠져 있는 통영을 본다
대구에서 달려온 손수여 시인, 서울에서 네 시간 넘게 국토를 종주하여 달려간 정근옥 시인과 박영대(필자)
시를 쓰는 세 사람이 통영에서 만나 김춘수 선생을 100주년이 되는 날 찾아 뵙고 꽃의 향기속으로의 여행에서 선생 체취와 문학의 바다 내음에 흠뻑 젖는다.
소중한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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