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완당 김정희 세한도 낙관 장무상망

아리박 2020. 7. 17. 13:10

세한도의 낙관 장무상망(長毋相忘)

 

세한도는 완당 김정희 선생의 필묵화로 국보 180호다

세한도는 너무 유명해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다 아는 사람은 적다고 한다 그래서 한 걸음 더 깊이 알아두는 게

좋을 성 싶어 이번 포스팅을 올린다

 

세한도는 단지 그림 한 점만이 아니다

그림 자체에도 회화적 예술성과 구도 기법의 현묘와 작가의 심안으로 본 세상 이치가 나타나 있기도 하지만 그림 밖에 내포하고 있는 사연과 역사적 사실 인간적 고뇌는 우리 민족과 함께 해 온 아리랑 같은 정한이다

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냥 드러난 것만을 보고 듣는 것으로는 너무나 미치지 못한다

 

세한도 전편은 길이가 14m나 되는 두루말이 족자이다

한지를 이어 붙이고 또 이어 붙여서 원래 그림 뒤에 감상자들의 발문을 붙여 한중일 삼국을 다니면서 가치가 더해 갔다

 

 

세한도에는 낙관이  정희(正喜) 추사(秋史)  완당(阮堂)  장무상망(長毋相忘)4개가 찍혀 있다 이 중 정희는 백문인, 추사 완당 장무상망은 주문인이다

 

이 낙관 중 장무상망은 서로 오래 잊지 말자는 뜻으로 추사가 찍었다고도 하고 우선이 찍었다고도 하는데 이 유인은 추사의 심사를 잘 나타내는 유인이라고 생각한다

 

세한도에는 추사의 해서체로 긴 발문이 붙어 있다

이 발문을 이해하는 것이 세한도를 절반 정도 이해한 것으로 볼 수 있으려나 아니 그에 못미칠지도 모른다

한문으로 되어 있어 그 뜻을 제대로 해설하는 이가 드믈어서 잘 된 해석을 찾아 싣는다

 

세한도

 

세한도 낙관 정희

 

세한도 낙관 장무상망(長毋相忘) 오랜 동안 잊지 말자

 

세한도 낙관 완당

 

세한도 낙관 추사

 

 

 

세한도 발문 해설

 

세한도 

 

우선 보시게나

 

작년에는 만학집과 대운산방집 두 가지 책을 보내 왔더니

올해엔 백 이십권이나 되는 우경문편을 또 보내주었네

이런 책들은 흔히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천만리 머나먼 곳에서

사들인 것으로 한 때의 마음이 내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네

또한 세상의 도도한 인심은 오직 권세와 이익을 좇거늘

이렇듯 마음과 힘을 다해 구한 소중한 책들을 권세와 이익을 위해

쓰지 않고 바다 멀리 초췌한 늙은이에게 보내 주었네

마치 세상 사람들이 권력가들을 떠받들듯이 말일세

태사공께서는 권세와 이익으로 어울린 사람들은

권세와 이익이 다하면 서로 멀어지게 된다고 하였네

그대 또한 세상의 도도함 속에 사는 한 사람일진대

그 흐름에서 벗어나 초연히 권세 위에 곧게 서서 

권세와 이익을 위해 나를 대하지 않았네

 

태사공께서 하신 말씀이 틀렸단 말인가

 

공자께서는 날씨가 추워져 다른 나무들이 시든 후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을 알게 된다고 하셨네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고 사시사철 변함없지 않은가

추워지기 전에도 송백이요 추워진 후에도 그대로의 모습이니

성인께서는 추워진 후의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을 특별히 말씀하신 것이라네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은 이전에 높은 지위에 있을 때라 하여

더 잘 하지도 않았고 귀양을 온 후라 하여 더 못하지도 않았네

이전에 나를 대하던 그대는 크게 칭찬할 만한게 없었지만

지금의 그대는 성인의 칭찬을 받을만 하지 않은가

성인께서 소나무와 잣나무를 특별히 일컬으신 것은 

다시 시들지 않은 곧고 굳센 정조만이 아니라

추운 계절에 마음속 가득 느끼신 무언가가 있어서 그러하셨을 것이네

 

아아~ 서한시대 그 순박한 때 급암과 전당시 같은 어진 분들도 

그들이 성하고 쇠함에 따라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졌다 적어졌다 하였네

오죽하면 하비 사람 적공도 야박한 인심이 극에 달했다고 문에 붙였겠는가

 

                            슬픈 마음으로 

                            완당 노인  쓰다

 

 

 

 

세한도를 심어 놓은 세미원 송백헌 뜰

 

 

송백헌

 

세한도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