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나비
박 영 대
한여름 퍼붓는 소나기였습니다
천둥이 울고 회오리치는 바람속이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져야만 날아 오를 수 있는 나비
소나기에
천둥치는 회오리 바람에
마른 줄기에 몸 붙이고
나는 습관조차 잊은 채
오직
더듬이로 향내만 찾고 있습니다
줄기의 당당함에
가시의 단아함에
꽃의 가지런함에
잎의 소박스럼에
옷 매무새 곧추 세우고
타국에서 돌다 온 덜 핀 장미
핀 자리에 줄기를 꽂다
쉼에 날개 짓 이은
말리고 있는 축축함
채우고 있는 체온과 체온
마침내
내 한송이에 내려 꽃잎을 세고 있을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