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팔월의 나비

아리박 2009. 11. 29. 12:50

팔월의  나비

                           박  영  대

 

한여름  퍼붓는  소나기였습니다

천둥이 울고  회오리치는  바람속이었습니다

 

가슴이 뜨거워져야만   날아 오를 수 있는  나비

 

소나기에

천둥치는  회오리 바람에

마른  줄기에  몸 붙이고

나는  습관조차 잊은

 

오직

더듬이로  향내만  찾고 있습니다

 

줄기의 당당함에

가시의 단아함에

꽃의  가지런함에

잎의  소박스럼에

옷 매무새  곧추 세우고

 

타국에서  돌다 온  덜 핀 장미

핀 자리에  줄기를  꽂다

 

쉼에  날개 짓 이은

말리고 있는  축축함

채우고 있는  체온과  체온

 

마침내

내 한송이에  내려  꽃잎을 세고 있을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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