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참 귀한 봄비다

아리박 2018. 4. 24. 08:22

봄비가 흥건히 내린다

 

요 몇 년간 봄비가 참 귀했다

이즈음 사월이면 으레 봄비가 내려서 소생을 돕는 것이 계절의 할 일이었는데 그래서 곡우라는 절기가 있는 게 아닌가

근년에는 날씨가 돌변해서 봄비를 찾아보기가 어려워 봄 장마가 계속되어 농심을 망가뜨려 왔다

올해는 절기에 맞게 봄비가 흥건히 내린다

말 그대로 소생의 곡우다

 

터알밭에 심어 놓은 상추 가지 고추 모종이 제대로 활착할 것 같다

그대로 방 안에 있을 수 없어 샛강으로 나간다

비를 맞고 있는 초목들이 생기가 발랄하다

보송보송 솜털을 이고 나온 새싹들이 꼼지락거리면서 손가락을 펴고 있다

 

새 움을 내고 있는 초목만이 아니라 차로를 달리는 차들의 얼굴에도 기운이 난 듯 힘차다

강물도 육수를 받아 자양분을 가득 품고 있어 모유를 보는 듯 틉틉하다

파아란 연초록 생명이 볼수록 생기가 솟는다

 

 

 푸르니 어린이집

 

                       박  영  대

 

봄비가 내린다

아기별로 내린다

장독대 꽃 자리 두 손 꼬물꼬물

손 귀한 집안에 자손으로 내린다

 

한 그릇 가득히 채우고 나면

온 가족 모여서 함박으로 피겠네

 

봄비가 내린다

모종 달로  내린다

텃밭에 돋아나는 새콤한 향내

빗발도 눈부셔 반 눈으로 찔끔

 

입술 동글동글 찍어 바르고

구름에서 짜낸 푸른 입김 몽글몽글

 

눈 맞춰 푸릅푸릅 키우고 나면

온 산이 푸르니 어린이집 되겠네.

 

 

 

  돋아나는 소생

 

   연초록 사이로 샛강

 

   초록 사이로 우산 둘

 

  치렁치렁 수양 버들

 

   두텁게 자라는 자손

 

   곡우 비

 

  잎이 나면서 씨를 품는 ...

 

   봄비에 젖고 있는 ...

 

  빗방울

 

   연초록

 

   귀여운 손가락꽃

 

    빗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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