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고백
박 영 대
목련 궁전에 개나리 고백을 피우다
잎도 나기 전에 풋기 달고 나와
성벽에 기댄 허술한 목버팀
하늘만 바라보는 설상고절
꽃받침에 가려 등잔 밑이 어둡다
참고 참았던 내 안의 핏빛
단 한 번에 쏟아낸 총상화서
눈높이 다른 고백
어른거리다만 봄날의 청람
채 한 달 피었다 져버릴
없어도 좋을 몸짓
마냥 하얀
기어오르지 못할 나무
쳐다보다가 고개가 휘다.
개나리 꽃망울
설상고절 하늘로 얼굴 돌려
단 한 번에 엎질러진 총상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