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고치령과 마구령을 더듬다

아리박 2016. 5. 4. 06:34

고치령(古峙嶺)과 마구령(馬驅嶺)을 더듬다


초록비가 찰찰거리고 내리는 날 아리산방에 내려와 있는 아내와 드라이브를 하기로 나섰다

전에 가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나 불분명한 고치령과 마구령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풍기 단산으로 길을 잡고 내비에 입력하니 고치령을 알려준다


소백산 고치령자락에 접어드니 신록이 우거졌는데 이젠 제법 잎도 넓어지고 색도 연초록을 벗어나고 있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길옆 계곡에는 틉틉한 물이 불어나 소리소리지르며 흐르고 있다

오르막 길로 접어드는데 버스 통행금지라는 표시와 차 한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소로길에 영단로라는 이정표가 길목에 서서 안내하고 있다


구불거리는 길을 따라 올라가니 위로 갈 수록 나무잎이 이제야 새싹을 피어내고 있다

이곳이 태백산과 소백산 양백의 허리이니 잘록한 허리쯤인듯 부드럽고 유연한 선이 곱다

고개 이쪽과 저쪽은 날씨조차 다르다. 오를 때는 안개 구름이 없었는데 고개에 다다르니 자욱한 안개가 휩싸여 으슥해진다


고치령 정상에는 힘 좋은 곰 한마리가 방금 숲에서 튀아나온듯 자연토중석이 서 있고 표지석으로 세워진 넓다란  입석에 고치재라고 새겨져 있다

앞에 산영각이 세워져 있는데 여기저기 금줄이 쳐저 있어 스산한 영험이 느껴진다


고치재(古峙)는 옛고개라는 말로 신라때 이 아래 궁터를 잡았다고 한다.

고치령은 해발 760 m 대간의 고개로는 잘록한 허리부분이다

그러나 낮은만큼 바람이 이곳으로 몰려 세찬 바람이 분다

고개 너머에서 휙휙 안개가 날려 꼭데기에서 하늘로 쉴새없이 올라간다


이곳에는 슬픈 전설 하나가 얽혀있다

영월에 귀양 가 있던 단종과 순흥에 귀양와 있던 금성대군(단종의 삼촌)이 죽어서 단종은 태백산의 산신이 되고 금성대군은 소백산의 산신이 되어 이곳 고치령에서 만나 혈육의 정을 나눈다는 전설이다


권력의 틈바구니에서 혈육의 피를 뿌린 역사의 아이러니를 이 맑은 양백의 흰 마당 여기에서도 되새기게 한다



방금 숲에서 곰 한마리가 위엄있게 출림한다. 고치재


                            세찬 물줄기가 소리소리 지르고


길 옆에 차를 세우고 한참을 숲의 유혹에 빠지다


고치재의 금강송들이 날렵하게 쭉 빠진 몸매를 자랑한다


                             으슥할 정도로 숲 기운이 온몸을 감긴다


                           우산을 받고 고치령길에 서 있는 옆지기




단종과 금성대군을 모신 산영



잘 생긴 곰 한마리와 함께


                               고치령 표지석



 

 마구령


고치재를 넘어서 단양 의풍리로 내려가 다시 마구령을 넘다

하루에 고치령과 마구령을 넘고 넘었다

의풍에서 8km쯤 동족으로 가면 마구령 시작점이 나온다

초입이 주막거리여서 주막교가 시작이다

마구령은 옛 상인들이 말을 몰아 경상도와 강원도 충청북도를 오가며 장사를 하던 길이다


오늘은 역시 든든한 우리 애마 x3가 우리를 안락하게 싣고 말굽을 힘차게 내딛고 있다


마구령 역시 버스 통행금지로 겨우 차량 한대가 지날 정도의 산길이다

구불구불 산길을 포장은 다 되어 있다. 가다가 낙석이 떨어져 몸집만한 돌들이 길에까지 떨어져 딩군다


 마구령 시작 주막교


주막교


마구령에도 길옆으로 계곡이 몸을 세우고 쏟아져 내린다












마구령에서 내려와 뒤를 힐끗 돌아본 소백산 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