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안개속 금수산. 천상을 거닐다

아리박 2015. 11. 20. 05:08

안개속 금수산. 천상을 거닐다

 

 아리산방 가까이 있으면서도 부근까지만 갔다가 돌아오곤 하던 금수산.

처음으로 갔던 때는 고강 시인과 함께 시목비를 세운 곳이라 해서 둘러보기 위해 갔었다

그 다음에는 부근에 예술인촌을 조성하고 있다고 해서.  또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답고 감 축제가 열려서..

 

차량으로 갈 수 남근석공원이 있는 곳까지는 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트럭류의 SUB 차량만 겨우 갈 수 있는 길이다

가을비가 질척이는 11월 16일 우산 하나를 준비하고 장화를 신고 길을나섰다

평소 등산을 별로 좋아 하지 않은 옆지기를 설득하여 차에 태우고 출발하는데 집을 나설 때부터 앞산 뒷산에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에 에워싸인 산을 보면 항상 궁금했었다. 그 속에 어떤 무엇이 두꺼운 장막을 치고 무얼 하고 있는지 그 신비로운 속내를 보고 싶었다. 분명 다른 세상이 감추어져 있을 것만 같았다

 

구 단양인 단성면 남한강 낮은 데로 부터 비스듬한 경사지로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적성면 소재지를 거쳐 예술인촌까지만 포장이 되어 있다

여기에 금수산 등산 안내도가 설치 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등산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든든한 애마를 믿고 남근석 공원까지 차를 몰아 가는데 돌길로 만들어서 구불텅구불텅 온 차체가 흔들거린다

 

금수산은 멀리서 보면 여인이 하늘을 보고 누워 있는 모습이다

산 정상이 머리를 뒤로 젖힌 얼굴이고 가는 목선으로 내려오다가 볼록 가슴이 솟아 있고 아래로 부드러운 여성의 자태를 드러내는 야릇한 능선이 이어진다

그래서 이곳을 품달촌이라고 하는데 음기가 너무 세서 남자들이 단명하다고 하여 산 아래 남근석을 설치하여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하였다

 

 또 품달촌의 전설은 이곳 안동장씨 문중에 장군감의 아이가 태어 났다. 그 때를 맞추어 용소에서 말 한마리가 나와 큰 소리로 울어댔다. 그 아이는 세살 때부터 산을 오르고 힘이 세서 말을 타면 산과 산을 날아 다니듯 달리는 무서운 기개를 보였다

사람들은 저 아이가 장차 세상을 평정하고 큰 인물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소문을 들은 조정에서 이 아이를 그냥 두면 장차 큰 화근이 되겠다 싶어 아이를 죽이고 말도 소나무에 목을 매여 없앴다고 하는 슬픈 전설이 전해 오고 있다

 

주봉 금수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저 아래 남한강까지 뻗어 있는데 형태가 커다란 말이 갈기를 흔들며 목을 쭉 뻗어 남한강의 물을 들이마시는 자세로 있는 말목산이라는 험준한 산이 있다. 이 산은 기암과 깊은 골짜기로 길이 없어 사람의 접근이 어렵고 다만 바라만 볼 수 있는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곳 품달촌은 큰 인물이 태어나는 곳이라 해서 여기 사람들은 딸을 시집 보내도 첫날밤은 꼭 친정에서 보내게하여 큰 인물이 태어나게 하고 있다. 또 자손이 귀한 집에서는 이곳에 와서 정성을 다하면 귀한 아들을 낳는다고 한다

 

이곳 금수산이 여성성이 강하다는 것과 큰 인물이 태어나는 품달촌이라는 것만은 예로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금수산은 원래 백운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퇴계 이황 선생이 가을 단풍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답다해서 錦繡山으로 다시 지었다고 한다.

 

여인의 자태로 누워 있는 금수산. 이 사진은 맑은 날 따로 찍은 전경이다. 잘 생긴 미인형으로 오독한 콧날과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유려한 턱선에서 깊은 목선을 따라 봉긋한 가슴까지 여인의 모습이 아름답다

 

금수산 등산 안내도

 

옛부터 내려오는 남근석이 있었으나 조선말기에 없어지고 다시 복원한 남근석 공원

 

온통 안개가 가득하여 신비하기 까지 한 등산로

 

왕제비꽃 보호 군락지

 

 

 

 

 

 안개속을 옆지기와 함께..

 

옆지기가 발견한 귀한 목이버섯

 

우산하나 스틱하나 안개속 등산 길

 

잘 생긴 거북 한마리. 구담봉에 알을 낳는 암거북이 있는데 이 수컷과 한쌍인지도 ..

 

 

 

 

사방을 안개가 에워싸고 천길 단애 조망지에서

 

누가 찍어 줄 사람이 없어서 한 컷에 담느라 다정해 보이네.

 

언뜻언뜻 드러내는 앞 봉우리

 

산에 오르면 드러내는 남자들의 객기

 

이런 시설이 없으면 오르기 힘든..

 

 

 

세상을 넘어 천상을 거닐다

 

 

 

금수산 정상 표지 1016m

 

새 표지석이 들것에 담겨져 새로 설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금수산 정상을 올랐다 !!!

 

정상 전망대 공사 자재들

 

 

 

신비의 안개속에서 가끔 드러내는 비경들

 

도저히 현실의 세상이라고는 할 수 없는 천상의 비경들

 

보여줄 듯 말 듯 안개속의 비경

 

수묵 담채속에서 푸른빛 단풍이 반갑다

 

어찌 현실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어느 봄날 안개를 보고 쓴 졸시 한 편을 끼워 본다

 

산고産苦

                  박  영  대

 

 

허구헌날 봄 안개가 산에다 장막을 치고

가렸다 걷었다 부산을 떨고 있길래

무슨 일이 일어났나 궁금했는데

 

아뿔싸 !

안 볼 것을 보고 말았다

 

가만가만 숲속을 들여다 보았더니

두릅나무 촛불 푸르게 밝히고

취나물 넓게 자리 펴놓고

고사리 조막손 막 산고를 치르고 있다

 

삭풍으로 몰아 세운 한 겨울

홑이불로 견뎌낸 진통

달 차서 마른 곳에 탯줄 낳고 있다

 

 

産苦 가리려고 안개는 날마다 그러고 있었는데

내가 낳은 자식도 아닌데 금줄을 넘었으니

 

신심도 없이 대충 살아 온 불온한 마음에

부정 탈가 두렵다.

 

 

 

 

 

 

 

 

 

 

 

금수산의 기암괴석 연봉들

 

 

 

 

 

야릇한 체위의 사랑 바위

 

옆지기가 발견한 어린 딱다구리. 딱다구리는 크기가 20cm 정도는 되는데 이놈은 10cm도 안되는 작은 딱다구리다.  이렇게 작은 딱다구리는 처음 본다. 그런데 이 작은 것이 나무 가지에 구멍을 뚫고 있었다

 

하산했을 때 금수산 정상이 언뜻 안개속에서 드러났다 . 이 부분이 여인의 얼굴 부분이다.

 

금수산 아래로 연이은 연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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