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 연민
돋보기를 쓴지가 두 십년이 된다
양쪽 눈이 서로 달라 짝짝이 돗수로 맞춤 돋보기를 만들어 쓰고 있지만
눈에 맞춘 안경도 책을 볼 때를 제외하고는 벗어야 한다
고개를 들면 앞이 흐릿하고 양쪽이 어질거린다
제 눈에 안경이 아니라 제 때에 안경이라야 맞는 말인 것 같다
풍경을 볼 때는 아무리 맞춤 돋보기도 내려 놔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볼 때는 돋보기가 한없이 요긴한 존재지만
먼동 터서 숲이 보일 쯤이면 뒷골을 누르는 안경 다리를 걷어내고
맨 눈으로 보아야 시원하다
숲속에서 밤새 부엉이와 올뺌이 번갈아 가며 책을 읽는다
븅 부~우~ 엉. 뽓 뽀~오 ~옷.
저들도 밤새 돋보기 쓰고 읽고 있는 것일까
세상 모든 것이 돋보기
맞춤이라고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