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망대에서 박 영 대 아는 길을 묻습니다 뻔히 다 보이는 길을 어떻게 가야 하느냐고 남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산노루 멧돼지는 제 맘대로 오고 가는데 오징어 문어 고등어 맘껏 헤엄쳐 바닷길 오고 가는데 다 아는 길을 우리만 몰라 허둥대고 있습니다 바람 불어서도 눈이 쌓여서도 낙엽이 쌓여 묵전길이 되어 버린 것도 아닌데 빵빵한 길 놔 두고도 오고가질 못합니다 그것은 길목 가로 막고 있는 저 문 때문입니다 사람이 가면 열리게 만든 문인데 몹쓸 것 들어오지 말라고 만든 문인데 걸음 당당히 오고가는 길이 되는 문인데 닫힌 채 열리지 아니 합니다 열리려 하지도 아니합니다 오지도 가지도 못한 우리가 몹쓸 것입니까? 문은 길이 될 때 행복합니다 문은 열쇠로 엽니다 자물통 똥구녁에 팍 찔러넣어 비틀어야 열립니다 그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