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건너간 박 영 대 늘 있던 자리에 새로 돋아난 부재 떠나고 난 자리에 아직 못 보낸 달맞이꽃 핀다 떠날 때 눈빛 한번 주고 간 것이 다인데 그냥 눈물샘 긁고 간 아무도 대신 못하는 눈길 따스함이 밉다 빈 방문 열 때도 옷 한번 갈아 입을 때도 같이 쓰던 비누 향기도 왜 이리 눈물인지 같이 걸었던 숲길이 낙엽으로 붉어진 이야기 가시되어 찌르는 통점을 무엇으로 지울까 꿈에서나 뵈올 강 건너 한 줌의 달빛 흰 물소리 잠 재우는 야심함이 또 밉다 돌고 도는 물줄기 시원으로 돌아가 다시 흐를 수는 없는가 한번만 더 다시 흐를 수는 없는가 미완의 보따리 남기고 징검다리 뚬벅뚬벅 바람 같은 이여 원래 있었던 것처럼 흔들리지 말라고 무겁게 누르는 허망의 돌자리에서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또 마지막이라고 말하고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