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죽부인처럼 눕다 / 박영대 늦은 밤에 칸칸이 켜진 눈물입니다 욕정같은 어둠 차오르고 잠옷 갈아 입은 공동 침소에서 하루를 외박하려 합니다 하나 둘 꺼지는 함성같은 불빛 그림자로 대신해서 드러나는 하루치의 잠자리 파닥거린 만큼 헤집고 다닌 바닥에서 층층이 쌓인 연륜처럼 나이 들고 있습니다 오래 전에 결별한 새 깃 털갈이한 까닭을 모른 채 높아만 가는 아득한 공포에서 두려웠던 하얀 어지러움을 이물처럼 털어 냅니다 고개 쳐든 나무 꼭대기 낮아진 높이보다 더 높은 밥을 먹고 몸을 뉘입니다 흔들리는 바람 정도는 내려다 뵈는 벽으로 갈라져버린 금슬 불신조차 막아버린 고립 아무렇지도 않은 입맛에 스낵처럼 먹어 치웁니다 끝 간데없는 풍선에 매달린 평생 어치의 그 잿빛 몸값 귀가 때마다 꼬박꼬박 일수 찍고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