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물이 좋다 / 박영대 떠돌이 어름잽이 숙명 수 삼 년 세월이 다래 덩쿨 칭칭 감고 있다 화전민 다람쥐를 조상으로 둔 영토의 파수꾼 흔들리는 가지 타기로 배운 생존법칙 잘 만났다 요놈 숨긴 야생이 날고기를 겨냥한다 포식자의 무음 설정된 발톱 단번에 구름판 차고 올라 바람을 낚아챈다 어디 쭉 뻗은 팔등신에게만 주어진 허리인가. 아득한 벼랑 터 삼아 낭창거리는 몸매는 차라리 슬픈 유산이었다 몸을 비틀어 뿜어올린 물줄기는 숲 속에 5일장을 풀어 놓는다 먼저 자리를 차지한 키 큰 기둥감들, 근동에서 모여든 난장의 텃세를 비집고 들이미는 엊저녁 다듬은 취나물 보따리, 쇠불알만한 감자 몇 알, 가시로 낚은 햇살 졸인 알밤 닷 되도 장날의 한 모퉁이에서 가용을 보탠다 되고 싶어 되느냐 장돌뱅이, 밀리면 배곯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