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난 길 / 박영대
하루 두 번은 내가 가는 길
숲으로 나 있는 혼자 가는 길
맨 처음 시작된 나만의 허락
느지막에 돌아와서 의지하는 길
겨울에는 봄 여름 가을
다 진다고 일러 주는 길
달달
아침 아침 깨워 주는 길
눈 뜨면 창문으로 시간 맞추고
밤새 가져다준 숲진 소식
천년 이끼 피워 온 바위의 전설
꽃 핀 아이들 숲 이야기
울퉁울퉁 모서리 난 너덜같은 길
맨발 딛어보는 거친 발톱 길
비바람 겨울도 있는 그대로
삭이고 참아낸 묵은 세월 길
노을이 먼저 품어 포근해져서
어두움 따스이 창틈에 보내와
사립문 저녁 인사 먼저 건네는
속살에 새겨진 가슴팍 고은 길
누구도 오지 않은 저문 산중에
가는 곳 알 수 없는 인적 드문 길
낙엽이 흔적 메워 희미해져도
나에게 가고 싶은 숲으로 난 길
나 혼자 다니는 길이라서 희미하다
낙엽이 내 흔적을 지우기라도 하려는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