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숲으로 난 길

아리박 2011. 10. 31. 10:51

숲으로 난 길 / 박영대

 

하루 두 번은 내가 가는 길

숲으로 나 있는 혼자 가는 길

맨 처음 시작된 나만의 허락

느지막에 돌아와서 의지하는 길 

 

겨울에는 봄 여름 가을

다 진다고 일러 주는 길

달달 

아침 아침 깨워 주는 길

 

눈 뜨면 창문으로 시간 맞추고

밤새 가져다준 숲진 소식

천년 이끼 피워 온 바위의 전설

꽃 핀 아이들 숲 이야기

 

울퉁울퉁 모서리 난 너덜같은 길

맨발 딛어보는 거친 발톱 길

비바람 겨울도 있는 그대로

삭이고 참아낸 묵은 세월 길

 

노을이 먼저 품어 포근해져서

어두움 따스이 창틈에 보내와

사립문 저녁 인사 먼저 건네는

속살에 새겨진 가슴팍 고은 길

 

누구도 오지 않은 저문 산중에

가는 곳 알 수 없는 인적 드문 길

낙엽이 흔적 메워 희미해져도

나에게 가고 싶은 숲으로 난 길

 

 

                 나 혼자 다니는 길이라서 희미하다     

 

                 낙엽이 내 흔적을 지우기라도 하려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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